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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사키 외에도 좋은 선수가 있다"
일본 야구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을 이끄는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올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게 될 28명으로 구성된 대표팀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 일본 대표팀 명단
투수(13명) : 타이세이, 토코 쇼세이(요미우리), 스미다 치히로(세이부), 이토 히로미, 키타야마 코우키(이상 니혼햄), 타카하시 히로토, 시미즈 타츠야(이상 주니치), 하야카와 타카히사, 후지히라 쇼마, 스즈키 소라(이상 라쿠텐), 사카이 히로토(한신), 스즈키 쇼타, 요코야마 리쿠토(이상 치바롯데)
포수(3명) : 코가 유토(세이부), 사카쿠라 쇼고(히로시마), 사토 토시야(치바롯데)
내야수(7명) : 마키 슈고(요코하마), 요시카와 나오키, 오카모토 카즈마(이상 요미우리), 겐다 소스케(세이부), 쿠리하라 료야(소프트뱅크), 쿠레바야시 코타로(오릭스), 코노조 카이토(히로시마)
외야수(5명) : 모리시타 쇼타(한신), 만나미 츄세이, 이소바타 료타(이상 니혼햄), 사노 케이타(요코하마), 타츠미 료스케(라쿠텐)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언제든 엔트리에 변화를 줄 수 있지만, 그동안 '단골' 국가대표였던 콘도 켄스케(소프트뱅크) 등이 모두 빠진 가운데 본격 '세대교체'가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팀 명단.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퍼펙트 괴물'로 불리는 사사키 로키(치바롯데)와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가 모두 프리미어12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이었다.
일단 무라카미의 이탈은 기정사실화 돼 있던 것이었다. 지난 5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맞대결에서 발가락 골절상을 당한 까닭이다. 하지만 사사키의 이탈은 분명 의외였다. 사사키는 올해도 부상으로 인해 약 두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지만, 올해 18경기에 등판해 11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29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사사키는 지난 1일 메이저리그 10개 구단이 지켜보는 앞에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투구수 108구, 5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데뷔 첫 10승을 손에 넣음과 동시에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당시 경기는 LA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도 직접 지켜봤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사사키는 훌륭하고 재능이 있는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며 "나는 일본에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재능이 있는 투수들을 봐왔다. 사사키는 과거 미국에 온 재능 있는 투수들의 반열에 드는 인재"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건강과 폼을 완벽히 되찾은 사사키는 분명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사사키의 입장에서도 대표팀은 전 세계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바타 감독은 사사키를 대표팀 명단에 넣지 않았다. 물론 향후 변수들의 발생으로 인해 추가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지만, 일단은 최종 명단 발표에서 제외됐다. 이바타 감독은 대표팀 28인 명단을 발표한 뒤 "사사키의 실력은 알고 있다. 하지만 사사키 외에도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주는 투수가 있었다"며 "올해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생각해서 보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사키가 대표팀에서 낙마하게 된 가운데 이번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의 역할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주니치의 선택을 받은 타카하시가 맡는다. 타카하시는 최고 158km의 빠른볼을 비롯해 투심, 스플리터, 커터, 슬라이더, 커브 등을 던지는 우완 투수로 데뷔 첫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2.47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곧바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고, 불펜 투수로 3경기(3이닝)에 등판해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전승 우승'에 힘을 보탰다.
WBC 이후 한 단계 성장한 타카하시는 지독한 불운 속에서 많은 승리를 쌓지 못했으나, 25경기에서 7승 11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올해는 21경기에 등판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1.38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타카하시의 평균자책점 1.38은 퍼시픽-센트럴을 통틀어 일본 1위였다. 그리고 센트럴리그 다승 공동 4위, 탈삼진(130개) 3위, 퀄리티스타트(18회) 5위,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0.98)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셈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11월 13일 일본 반테린돔에서 진행되는 프리미어12 조별리그 1차전 호주와 맞대결의 선발을 타카하시 맡을 것으로 전망할 정도. 일단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은 피할 수 있지만,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면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11월 15일 숙명의 '한·일 라이벌 맞대결 조별리그 맞대결의 선발은 누가 될까. 현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이토와 토고 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는 스미다까지 세 명의 투수 중에서 한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타카하시는 아니지만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투수들이다. 대표팀 세대교체 속에서도 리그를 주름잡는 선수들이 승선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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