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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에서만 9시즌을 뛰며 통산 '96홈런'을 기록한 요안 몬카다가 자존심을 구겼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몬카다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with TVING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과 맞대결에 3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쿠바는 오는 11월 대만에서 시작되는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에서 류중일호와 맞대결에 앞서 평가전을 가졌다. 이번 쿠바 대표팀에서 경계대상 1호 타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몬카다다. 몬카다는 지난 2016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 크리스 세일의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20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었다.
몬카다는 이적 2년 만에 화이트삭스의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19년 132경기에 출전해 161안타 25홈런 79타점 73득점 타율 0.315 OPS 0.915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 같은 활약에 화이트삭스는 몬카다와 5년 7000만 달러(약 966억원)의 계약을 안기며 미래를 보장했다. 화이트삭스가 지갑을 열었던 배경에는 오래 전부터 '특급유망주'로 불릴 정도로 몬카다의 재능이 뛰어난 것도 한 몫을 했다.
연장 계약에 성공한 몬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에는 주춤했으나, 2021시즌 14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몬카다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몬카다는 지난 4월 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에서 3루수 방면의 땅볼 타구에 1루로 질주하던 중 베이스 앞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검진 결과 내전근 부상이 확인됐고, 화이트삭스는 몬카다가 그라운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몬카다는 오랜 공백을 거쳐 9월 19일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하며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으나,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12경기 11안타 1홈런 타율 0.275 OPS 0.756의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무리했고, 화이트삭스가 옵션 실행을 거부하면서 현재는 FA(자유계약선수)으로 풀려났다.
당초 몬카다는 류중일호와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에 앞서 쿠바 대표팀이 몬카다의 합류 소식과 함께 선발 출전을 예고하면서,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전에 몬카다와 맞붙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몬카다가 평가전을 비롯해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이유는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함이다. 국제대회는 자신의 건재함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쇼케이스 무대인 까닭이다.
경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몬카다는 "우리의 목표는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내며 "한국 팀의 제의를 받진 못했지만, 아시아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몸 상태도 확실히 호전됐다. 100%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계속 회복이 될 것이다. 몸이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나아지고 싶다"고 어필했다. 하지만 너무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탓일까, 첫 경기에서 몬카다의 활약은 아쉬웠다.
몬카다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대표팀의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3회초 2사 1루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바뀐 투수 김택연을 상대로 좌익수 뜬공에 머물렀고, 6회에는 '파이어볼러' 김서현과 격돌했다. 김서현은 상대가 몬카다라는 것을 의식한 듯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렸으나, 정교한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서 3B-0S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반대로 몬카다 입장에선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몬카다는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김서현의 4구째 변화구를 지켜본 뒤 5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파울을 기록했다. 그리고 6구째에 공을 맞춰냈으나,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몬카다는 6회말 한국 대표팀의 공격에 앞서 교체되면서 첫 평가전을 3타수 무안타로 마쳤다.
그래도 빅리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은 있었다. 몬카다는 2회말 내야 안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었던 윤동희의 타구를 여유 있게 처리한 것은 물론 5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김휘집의 까다로운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시키는 등 수비에서는 9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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