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146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1위를 차지했다. 경기당 실책 1개를 넘었다. 리그 최소실책의 삼성 라이온즈가 81개였다. KIA는 삼성보다 거의 두 배 가깝게 실책을 하고도 7년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KIA는 압도적인 타격, 풍부한 투타 뎁스, 불펜의 물량이 단연 돋보였다. 수많은 장점이 결정적인 단점 하나를 거뜬히 메우며 V12를 완성했다. 심지어 한국시리즈서도 실책을 결정적 한 방으로 메우며 삼성에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지난 3일 전화통화가 된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에게 ‘왕조의 조건’을 물었다. 심재학 단장은 아예 왕조라는 단어를 구단에서 쓰지 않기로 했다며 손사래 쳤다. 이범호 감독도 왕조에 도전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대신 팀의 아킬레스건을 과감하게 건드렸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불안한)수비를 타격으로 다 메웠다. 그런데 내년에 타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방망이가 안 터진 경기도 잡아내려면 수비가 중요하다. 올 시즌을 하면서도 수비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투수들 컨디션 관리에도 수비가 중요하다. 수비에 치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현재 KIA 주축 멤버들 중 리그 동 포지션 대비 수비력이 압도적으로 좋은 선수는 유격수 박찬호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 확실히 대부분 타격에 방점에 찍혔다. 실제 이게 엄청난 장점이다. 그러나 손바닥 하나만 뒤집으면 수비 불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범호 감독은 냉정하게 접근했다. 타격으로 146실책을 메워 또 우승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올해 타율 0.301을 찍은 타선은, 보수적으로 보면 내년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근래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SSG 랜더스, LG 트윈스도 이듬해 타격의 생산력과 응집력이 조금씩 떨어졌다.
우선 내년 1군 수비코치를 김민우 코치로 바꾼다. KIA는 최근 김민우 수비코치와 김주찬 벤치코치를 영입했다. 김민우 코치도 김주찬 코치처럼 KIA 컴백이다. 현대와 넥센을 거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KIA에서 선수로 뛰었다. 이후 KIA에서 2022년까지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이범호 감독과 과거에 함께 했고, 서로 잘 아는 장점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나도 선수들도 경험해본 수비코치님이다. 새로운 수비코치님이 오면 팀의 문화에도 적응해야 하고 나하고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목표에 도전해줄 수 있는 분이다”라고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4일부터 시작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 미츠마타 타이키 수비 인스트럭터를 초빙했다. KIA가 마무리훈련부터 수비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지다. 자연스럽게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수비를 중시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팀은 뎁스가 두껍다. 수비에서 내주지 않아야 할 경기만 잡으면 된다. 공격력은 최근 몇 년간 리그에서 1~2위였다. 고참들 체력관리를 잘 해주고, 공격력도 잘 유지하면 된다”라고 했다.
감독부터 수비가 통합 2연패 도전의 출발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절대적인 실책 개수의 감소, 개수를 떠나 수비 안정감 향상이 절실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