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연초를 맞아 다수 정부 산하기관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 설명회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 우대 정책도 눈길을 끈다. 관련 평가지표 대응과 자금 지원, 컨설팅 등으로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서다.
만약 중소기업이 이를 기회로 만들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은 ESG 경영 도입이 즉각적인 수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에는 당장 성과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전자든 후자든 ESG 경영 도입 시계열 분석 결과는 주목할 만한 패턴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조직 운영 효율성 감소와 재무성과 하락이 나타나지만, 3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는 점차 긍정적인 성과로 전환이 확인됐다. 조직이 새로운 경영 방식을 내재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일정 수준 이상 시간적 투자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중소기업에 중장기적 준비 과정은 분명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투자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과학 분야 연구들은 ESG 경영 도입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이중적 효과를 보여준다.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와 평판은 개선되는 반면, 내부 운영 효율성은 오히려 저하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같이 상반된 결과는 ESG 경영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부의 구조적 도전과제를 고민하게 한다.
내부 효율성 저하의 직접적 원인은 새로운 업무 부담의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환경영향 평가, 사회적 책임 활동, 투명한 지배구조 관리 등 새로운 과제가 추가되면서 업무량이 증가한다. 필연적으로 직원 피로도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업무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조직 구성원 효율성 저하는 조직의 구조적 한계에서 더욱 심화된다. 특히 중소기업은 새로운 ESG 관련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기존 업무와 연계성을 찾지 못해 이중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 연구들은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자원 제약 하에서 발생하는 조직 구성원 저항과 혼란을 지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체계적인 준비와 교육이 필요하겠다.
이 때문에 ESG 경영을 도입하려는 중소기업은 단순한 선언이나 보고서 작성으로 시작하기보다, 조직 구성원 이해와 공감대 형성부터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구성원이 변화 필요성을 이해하고 각자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경영진은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한 프로젝트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부터 3~5년 중장기 관점에서 조직 구성원 교육과 역량 강화를 시작해야겠다. 정량적 성과나 외부 평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ESG 관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하다.
경영진은 구성원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변화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실행 계획을 수립하자. 일시적인 외부 평가 점수 향상보다는 조직 내부 프로세스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조직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정부와 관련 기관이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ESG 경영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지원이 외부 평가지표 달성이나 인증 획득 등 단기적 과제에 집중돼 있다면, 앞으로는 조직 구성원의 실질적인 역량 강화 등 중장기적 과제에도 비중을 두어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투자가 어려운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업무 프로세스 혁신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지원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중소기업적 관점에서 추진해야겠다. 실사구시가 곧 해법이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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