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지난해 전체 판매량 중 국내 5%·미국 수출 83%
국내 공장 소형 SUV 생산…전기차 배정 미정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동차 등 관세를 한 달 뒤 혹은 그보다 빨리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동차 관세율은 25%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요가 탄탄한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미국 수출에 차질이 생겨도 울산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대수 414만1791대 중 17%인 70만5010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기아도 총 판매량 308만9457대에서 국내 판매가 54만1000대로 17.5%를 차지했다.
다만 한국GM은 지난해 판매량 49만9559대 중 국내 판매는 5% 수준인 2만4824대에 그쳤다. 나머지 47만4735대 중 42만대는 미국으로 수출됐다. 전체 판매량의 83.8%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GM은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에서 공장을 가동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앞서 GM은 2018년 전동화 전환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여기에 한국도 포함됐으나, 당시 정부가 GM에 공적자금 8100억원을 투입하면서 GM은 군산공장만 폐쇄한 채 한국 사업장은 계속 두기로 결정했다.
한국GM이 유지되려면 국내 공장의 생산 차종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량을 늘려야하지만, 현재 한국GM 부평공장에서는 GM 본사 방침에 따라 내수용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와 수출용 트랙스 크로스오버, 뷰익 엔비스타 등 세 가지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GM 노조도 여러 차례 부평공장에 전기차를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GM 본사가 이를 거부했다.
만약 관세 부과가 본격화된다면 GM은 생산 법인을 철수하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GM은 국내 사업장을 부평공장의 생산 법인과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GMTCK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약속인 2027년이 다가오면서 철수설이 다시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까지 겹치니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 희망퇴직도 단행해 철수 가능성이 더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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