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 회장, 한온시스템 3년 내 경영 정상화 선언
한온시스템 재무구조 위해 유럽 공장 구조조정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재판 1심 선고 관건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올해 목표로 내건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한온시스템 재무구조 개선 등 고강도 혁신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있는 가운데 오는 5월 조 회장의 2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1심 선고가 경영 행보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28일 경기 판교 본사 테크노플렉스에서 열린 '2025년 한온시스템 경영 전략 회의'에서 한온시스템의 경영을 3년 내로 정상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조 회장은 그룹 경영진들을 향해 "당장 지금부터 모든 구성원이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액티브하고 적극적인 혁신을 실행하자"며 "계획·전략·의사 결정보다 이제는 실행에 방점을 두고 신속하게 움직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온시스템 재무구조도 개선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온시스템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고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첨단 기술 연구개발(R&D)에 온 힘을 쏟자"며 "당장의 영업이익을 높게 보이려는 기존 회계 정책을 청산하고 앞으로 기업 본질을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조 회장이 한온시스템의 재무개선에 힘을 주는 이유는 현재 한온시스템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전년 대비 63% 감소한 105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3515억원으로, 2023년 순이익 589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21년 4.4%, 2022년 3%, 2023년에는 2.9%까지 줄어들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2014년 92.2%에서 2023년 268.5%로 176.3% 증가했다.
이 기간 이자보상배율은 3.5에서 1.2까지 내려갔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 아래로 내려가면 잠재 부실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어 올해 적자가 확실해지면 2년 연속으로 1.5 미만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은 현재 여전히 차입 부담이 과중해 단기간 내에 자체 이익창출력에 따른 재무안정성의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현범 회장은 지난 6일 람보르기니 신차 '테메라리오' 출시 행사에서 "한온시스템 재무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아직 계획 단계이지만 유럽 내 공장 자산, 인력 감축, 비수익성 사업 등을 포함해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조 회장의 활발한 경영 행보가 5월에는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은 지난달 27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넘겨진 조 회장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비싼 값에 사들여 약 131억원의 손해를 보게 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7∼2022년 회삿돈 75억5000만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받고있다.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담보 없이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주고, 개인 주거지의 가구 구입 비용 등을 회삿돈으로 지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7896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한국타이어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이 구형됐다.
조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모든 게 제 불찰이고, 깊이 반성한다"며 "기업 경영의 프로세스 바로잡고 가장 투명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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