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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에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통역 저스틴 한(한국명 한재웅)은 2023시즌 KBO리그에서 NC 다이노스의 외국인선수들의 통역으로 일했다. 특히 그해 KBO리그를 평정한 초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입으로 활약했다.
당시 기자는 NC의 담당이어서 꽤 자주 현장에서 부딪혔다. 기본적인 실력 뿐 아니라 매너도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저스틴 한은 작년부터 이정후의 통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정후와 페디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이라 연결됐다는 게 본인 얘기다.
MLB.com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저스틴 한의 얘기를 담았다. 그는 “이정후와 페디는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라 다행히 날 높게 평가해줬다. 난 정말 운이 좋다”라고 했다. 이어 2018 평창올림픽부터 통역 업무를 시작해 국내 배구단 근무 경력까지 조명됐다.
저스틴 한은 캐나다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정후와도 인연이 없었다. 그는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나이가 많거나 존경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한국어로 말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두 달 정도 이정후와 말하는 게 정말 어색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은 끈끈한 신뢰를 쌓았다. 저스틴 한은 “이정후는 내가 말하는 영어를 전부 이해하지는 못한다. 내가 번역을 잘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그와 정말 유대감을 형성한 건 부상 이후였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어깨 재활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저스틴 한은 “재미없었다. 몇 달 동안 비참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정말 독특하고 긍정적이다. 그는 그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올 시즌을 정말 잘 시작했다. 작년에 그런 경험과 부상이 없었다면 멋진 시즌을 보냈을 텐데 이렇게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부상을 통해 확실히 배웠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진짜 모습도 얘기했다. 저스틴 한은 “정말 겸손한 사람이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에선 매우 유명한 사람이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본다. 그러나 내가 그를 정말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이 점을 과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만 간직한다. 그는 매우 겸손하다. 난 그에게 많이 배운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지난주말 뉴욕 양키스 원정 맹활약은 저스틴 한에게도 신선했다. “그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와, 이건 정말 미쳤다”라고 했다. 그렇게 저스틴 한은 KBO리그 2022~2023년 MVP들과 창원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연을 이어간다. 그의 복이지만, 그의 헌신 덕분에 페디도 이정후도 빛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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