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선발진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키움 히어로즈 우완 하영민은 2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직전 두 차례 등판서 합계 22안타에 12실점했다. 그러나 22일 투구내용은 에이스급이었다.
알고 보니 하영민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KBO리그 최고투수 제임스 네일(32, KIA 타이거즈)의 스위퍼를 모방했다. 하영민은 우연히 네일의 투구영상을 보게 됐고, 영상을 보고 스위퍼를 따라하면서 불펜투구까지 했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가서 실전서 써먹었다.
하영민은 네일의 디테일까진 알 수 없었고,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회상했다. 실제 컷패스트볼이 있지만, 요즘 움직임이 좋지 않아 봉인했고, 대신 네일표 슬라이더를 던져 대성공했다. 두산이 하영민의 이런 준비에 대응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었다. 키움 이승호-정찬헌 투수코치에게도, 포수 김재현에게도 얘기 안 하고 실전서 그냥 던졌다.
홍원기 감독도 기사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접한 듯했다. 칭찬을 잘 하지 않는 사령탑이지만, 내심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홍원기 감독은 23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본인이 그렇게 한 거죠. 타자든 투수든 수비든 뭐 주루든 롤 모델이 있으면 그걸 벤치마킹하고 흡사하게 쫓아 간다는 것 자체는 좋다. 그게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걸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을 옮겼다는 것 자체가 좋다”라고 했다.
하영민은 2선발이다. 외국인투수가 1명밖에 없는 현실상 2선발 롤을 맡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하영민의 네일의 스위퍼 모방이 야구를 더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걸 알고 있다. 그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뭔가 변화를 택해야 하고, 변화를 통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그런 생각하지 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다가올 25~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는 4~5선발이 나간다. 김연주와 김선기를 임시 발탁, 준비시켰다. 홍원기 감독은 “대체 선발이지만, 기회라고 생각하고 두각을 드러내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본인들도 한단계 발전할 기회다. 이름들이 또 바뀌지 않으면 좋겠다. 흐름, 상황에 따라 변동 사항은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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