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좌승사자'라는 별명과 작별을 해야 하는 때인 것일까. 갈수록 좌타자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의 폼이 심상치 않다.
반즈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6피안타 4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022년 처음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반즈는 '좌승사자'로 불렸다. 입단 첫 시즌 반즈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66 피OPS 0.69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8을 기록한 반면 좌타에겐 피안타율 0.226 피OPS 0.571, WHIP 또한 1.08로 매우 좋았던 까닭이다. 2023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반즈는 확실히 우타자보다 좌타자를 상대로 강점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조금씩 수치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의 경우 반즈는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35 피OPS도 0.689에 불과했지만,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268 피OPS 0.706으로 지난 2년간 보여줬던 모습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전까지 반즈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333 피OPS 0.821로 왼손 타자에게 매우 약한 모습이었다.
이에 7연승을 달릴 정도로 흐름이 좋은 한화도 상위 타순에 좌타자들을 전진배치시켰다. 특히 한화 좌타자들은 반즈를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리드오프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황영묵은 반즈를 상대로 4타수 3안타 3사사구 1득점 타율 0.750 OPS 1.607, 3번으로 중심 타순에 배치된 문현빈 또한 18타수 8안타 2타점 2득점 타율 0.444 OPS 1.000으로 반즈 킬러라고 봐도 손색이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리고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반즈는 1회 선두타자 황영묵을 상대로 2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지만, 고승민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주자가 출루했다. 이 때문일까. 반즈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즈는 이어지는 무사 1루에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상대로 좌중간 방면에 안타를 허용하면서 1,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반즈는 문현빈을 상대로 1루수 땅볼을 만들어냈고, 이때 나승엽이 리드가 길었던 3루 주자를 저격하면서, 매우 중요한 아웃카운트가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반즈는 이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 반즈는 이어지는 1, 2루 위기에서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1사 만루에서 이진영에게 우익수 방면에 2타점 2루타, 임종찬에게도 적시타를 맞더니, 이재원에게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하면서 1회에만 무려 5점을 헌납했다. 롯데는 공격도 해보지 못한 채 승기를 넘겨준 셈.
문제는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즈는 2회 플로리얼에게 다시 2루타를 맞아 위기 상황에 몰렸고,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6실점째를 기록했다. 반즈는 3회 처음으로 한화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안정을 찾는 것처럼 보였으나, 4회 두 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고, 결국 5회만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즈는 KBO리그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처럼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는 모습은 다소 이례적이다. 반즈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2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3이닝 7실점(7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그리고 두 번째 등판에선 KT 위즈를 상대로 7이닝 1실점(1자책)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4일 두산 베어스에게 6⅓이닝 6실점(6자책)으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첫 승을 수확했던 KIA 타이거그전도 5이닝 3실점(4자책)으로 꾸역투였다.
그나마 직전 등판이었던 16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서 7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2실점(2자책)을 기록했으나, 23일 또다시 박살이 났다. 롯데는 올해 어떻게든 가을잔치에 초대를 받겠다는 각오. 하지만 1선발' 에이스의 들쭉날쭉한 피칭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롯데의 목표에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반즈의 거듭된 부진에 롯데의 고민이 깊어진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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