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저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 '슈퍼루키' 배찬승이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득점권 위기에서 연속 삼구 삼진을 기록,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배찬승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등판 상황은 쉽지 않았다. 6회 선발투수 최원태가 나성범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위즈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 무사 2, 3루 대량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우성을 간신히 포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4점 앞선 1사 2, 3루라는 부담스러운 상황,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큰 것 한 방이면 분위기가 확 넘어갈 수 있었다.
장타력을 겸비한 오선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배찬승은 오선우에게 초구 153km/h 직구를 뿌려 파울을 유도했다. 이어 연속 슬라이더를 구사, 헛스윙 2개를 뺏어내며 삼구삼진을 완성했다.
두 번째 상대는 변우혁. 고교 시절부터 장타력은 알아준 선수. 또한 우타자라 부담스러을 수 있었다. 배찬승은 2구 연속 슬라이더를 구사, 파울 2개로 변우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3구는 몸쪽 높은 코스에 150km/h 빠른 공을 뿌렸고, 변우혁은 맥없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연속 삼구 삼진.
삼진을 잡아낸 후 배찬승은 주먹을 꽉 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최원태는 배찬승을 꼬옥 안아줬다.
경기 종료 후 배찬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이닝만큼은 무실점으로 넘기자는 마음이 컸다. (최)원태 형의 승계 주자를 홈에 들이고 싶지 않았다"고 등판 당시 마음가짐을 전했다.
최원태는 무슨 말을 했을까. 배찬승은 "계속 안아줬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며 웃었다.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삼성 팬들도 이에 반응해 우레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배찬승은 "잘 막은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나왔다. 팀 분위기도 다시 살려서 좋았다"며 쑥스러워했다.
득점권만 가면 유독 강해진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다. 배찬승은 "(득점권에 가면) 떨리고 신중해진다"고 했다. 득점권에서는 제구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득점권에서 항상 잘할 수는 없다. 1안타의 이면에는 6개의 볼넷이 숨어있다. 배찬승은 "매일 잘할 수는 없다. 최대한 안 좋은 날을 줄이는 게 제 일이라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포수 강민호를 믿고 전력으로 투구했다고 한다. 혹시 한 번이라도 고개를 흔든 적이 있냐고 묻자 "없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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