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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야구를 하는 게 너무 즐거워"
한화 이글스 라이언 와이스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5구, 8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3승째를 손에 넣었다.
이날 경기는 와이스 입장에서 부담이 큰 등판이었다. 팀의 8연승과 함께 구단 최초의 기록이 될 수 있는 8경기 연속 선발승이 걸려있었던 까닭. 그러나 이는 와이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와이스는 1회초 경기 시작부터 5점의 지원을 받더니, 1회말 황성빈-고승민-전준우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KKK'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와이스는 2회말 빅터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맞고 폭투를 기록하며 자초한 위기 상황에서 나승엽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4회말에도 윤동희에게 2루타, 전민재에게 안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이후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실점했지만, 4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와이스는 5회에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5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특히 와이스는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6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윤동희와 손호영을 '주무기' 스위퍼로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전민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경기 초반 타선이 뽑아놓은 점수를 지켜내며, 시즌 3승째를 구단 최초 8연속 선발승과 662일 만의 8연승으로 장식했다.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와이스. 이날 투구는 어땠을까.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와이스는 "부담은 크게 없었다. 오늘 야수진들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며 "다만 오늘 아쉬웠던 것은 지난 등판도 그렇고, 오늘도 투구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걸 제외하면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6이닝 이상으로 끌어줬던 것이 좋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와이스는 확실히 이닝에 대한 욕심이 분명한 투수.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도 와이스는 7⅔이닝을 2실점(2자책)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8이닝 투구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자, 벤치의 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팀이 8연승을 질주하는 등 기분 좋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와이스는 많은 투구수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오늘 파울도 많았고, 안타도 많았지만, 경기 초반 제구가 안 된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음 경기에서는 투구수를 줄여보도록 하겠다"며 "최근 우리가 연승을 하면서 팀 분위기도 좋고, 야구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등판할 때에는 최대한 이닝을 길게 가져가자는 마음으로 던진다. 그 마음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한화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기록이 있다. 바로 KBO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코디 폰세를 비롯해 와이스 모두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워낙 뛰어난 까닭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보유하고 있는 17탈삼진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날도 1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경기를 펼친 만큼 류현진의 기록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와이스는 "류현진의 17탈삼진 기록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기록에 대한 도전을 접어두겠다. 나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선수다. 때문에 팀이 승리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류현진을 리스펙하며, 손사래를 쳤다.
와이스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정식 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3경기에서의 모습은 분명 아쉬웠는데, 최근 세 경기 연속 승리를 수확하는 등 완전히 제 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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