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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석에서 느낄 수 있는 최악의 감정 중 하나다.”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역대급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에 삼진 세 차례를 당했다.
논란의 상황은 0-2로 뒤진 9회말에 발생했다. 이정후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텍사스 좌완 로버트 가르시아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B2S서 5구 94.5마일 포심패스트볼이 이정후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이정후는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얼굴을 피하며 쓰러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치지 않았다. 가르시아의 투구는 쓰러진 이정후의 얼굴 대신 이정후의 방망이에 맞았다. 영상을 보면 특유의 타구음, ‘딱’소리가 난다. 실제 타구는 3루쪽 파울 지역으로 흘러갔다. 이건 누가 봐도 이정후에겐 행운의 파울이다.
그러나 오스틴 존스 주심은 삼진을 선언했다. 이정후가 쓰러지면서 방망이가 돌아갔다고 봤다. 파울이 삼진으로 둔갑한, 역대급 오심이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머큐리 뉴스에 이례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투구가 자신의 손에 맞았다면 그라운드에 쓰러져서 괜찮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상식적인 얘기다.
미국 언론들도 존스 주심의 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맥코비 크로니클은 27일 ‘파울 볼=삼진’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이정후에 대한 오심을 대놓고 비판한 것이다. “9회말 이정후의 환상적인 삼진으로 역전의 희망이 사라졌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맥코비 크로니클은 “몸에 맞는 공을 휘두르는 건 타자가 타석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감정 중 하나다. 맞았을 법한 투구에 삼진을 당했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심판들은 판정을 숙고해야 한다. 공이 이정후의 얼굴을 맞고 샌프란시스코의 덕아웃으로 갔다고 생각하나”라고 했다.
계속해서 맥코비 크로니클은 “이정후는 피도 흘리지 않는 야구선수로 생각한 듯하다. 이정후의 컨택을 고려해야 했다. 검토할 만하지 않았나? 밥 멜빈 감독도 태블릿을 들고 나와서 심판들에게 배트에 맞는 공을 규칙적인 속도로 보여줘야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벤치의 어필조차 없었다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맥코비 크로니클은 “현실은 우리가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각한 부상을 예방해줘서 고마울 뿐이다”라고 했다. 그저 다치지 않았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발언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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