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다 끝났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외국인 투수 콜어빈의 잘못된 행동을 용서했다.
콜어빈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2⅓이닝 3피안타 7사사구 1탈삼진 8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행동이 실망스러웠다. 선두타자 박건우를 사구, 천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두산 벤치는 투수 교체를 단행하고자 했다. 박정배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통역을 통해 교체 이야기를 들은 콜어빈은 포수 양의지와 박정배 코치를 밀치며 마운드를 내려왔고, 손에 들고 있던 공을 패대기치며 실망감을 안겼다.
양의지, 박정배 코치는 물론 야구를 보는 팬들도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콜어빈이 보여준 행동은 실망 그 자체였다.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시즌 4차전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다 끝난 것이다.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고 본인이 면담을 요청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에게 사과를 했다. 내부적으로 끝난 일이기 때문에 일을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당연히 과한 행동이다. 잘못은 잘못이다. 그러나 바로 사과를 했기 때문에 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될 선수고, 본인의 과오를 인정했다. 지난 일은 잊어버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뭐 때문에 화가 난 것일까.
이 감독은 "선수들, 코칭스태프에 불만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사사구를 많이 주다 보니 본인에게 화가 난 것 같다. 자기도 화면 보고 놀랐다고 하더라. 문화적인 차이라 생각을 하겠다. 새로운 주가 시작됐으니, 빨리 잊어버리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번 행동을 계기로 콜어빈이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콜어빈은 메이저리그 통산 134경기(593이닝) 28승 40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4.54를 기록한 빅리거 출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뛰던 2021시즌 32경기(178⅓이닝) 10승 15패 평균자책 4.24, 2022시즌에는 30경기(181이닝) 9승 13패 평균자책 3.98로 호성적을 거둔 바 있다.
올 시즌 KBO리그 데뷔 첫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9경기 5승 3패 평균자책 4.06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 감독은 "빠지는 공이 많다 보니, 이닝에 비해 사사구가 많이 나온다. 그날의 경기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완전히 무너진 경기였다. 본인의 실수를 인정했듯이 볼넷이 나오는 원인을 알고 바뀌면 더 좋지 않을까"라며 "코칭스태프, 전력 분석이 옆에 있다. 그들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면 좋은 피칭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오명진(유격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임종성(3루수) 순으로 나선다. 선발 투수는 최원준.
대전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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