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덕분에 상위 타선의 일 많아져" WS 우승 2회 명장의 극찬, 日 언론도 "타선의 윤활유 역할" 찬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 덕분에 상위 타선의 일이 많아졌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와 맞대결에 2루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새로운 타격폼과 메이저리그의 적응에 애를 먹었던 김혜성은 도쿄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빅리그의 부름을 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새로운 타격폼 적응에 많은 노력을 쏟아냈고, 지난 4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맞대결에 앞서 드디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현재 김혜성은 '한국계' 토미 에드먼의 공백을 메워줄 '대체 선수'. 하지만 성적을 놓고 보면 도무지 대체 선수로 보기 힘들 정도다. 김혜성은 지난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홈 팬들 앞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16일 경기에서는 다저스 타선이 대폭발하는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김혜성은 3-2로 근소하게 앞선 2회말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애슬레틱스 선발 오스발도 비도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시즌 3호 도루를 통해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고, 무키 베츠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이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혜성은 6-2로 크게 앞선 3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는 애슬레틱스의 바뀐 투수 제이슨 알렉산더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에 1타점 적시타를 생산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시즌 14호 홈런에 홈을 밟으며 2득점째를 손에 쥐었다. 이어 김혜성은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넷을 얻어내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고, 다시 한번 오타니의 홈런포에 3득점째를 만들어냈다.

흐름을 탄 김혜성의 좋은 플레이는 계속됐다. 김혜성은 16-2로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볼넷으로 출루했고, 8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 1득점으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향한 폭풍 칭찬을 쏟아냈다. 김혜성이 합류하면서 다저스의 공격 루트가 매우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초반 하위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때문에 오타니 앞에 주자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았고, 오타니의 홈런 대부분도 솔로홈런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김혜성이 합류한 뒤 하위 타선에서도 출루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오면서, 득점 패턴이 매우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은 뒤 오타니와 많은 점수를 합작했다. 김혜성이 출루하면, 오타니가 불러들이는 그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로버츠 감독도 이점을 짚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16일 경기가 끝난 뒤 "예전에는 하위 타선이 상위 타선으로 기회를 잘 이어주지 못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타니를 상대하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하지만 최근 출루 능력이 뛰어난 김혜성이 출전하면서, 항상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에게 타석이 돌아간다"며 "게다가 빠른 발로 도루를 하거나, 1루에서 3루로 뛰는 등 투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분명 김혜성의 존재 덕분에 상위 타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고 극찬 세례를 안겼다. 이에 '풀카운트'는 "김혜성이 타선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재 김혜성의 출루율은 0.467로 5할에 육박한다. 두 번 타석에 들어서면 한 번 정도는 어떻게든 출루를 하는 셈이다.

이날 김혜성은 도루를 한 뒤 왼손에 통증을 느낀느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검사 결과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풀카운트'의 설명. 매체는 "다저스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국의 유망주 김혜성"이라며 앞으로 김혜성이 보여줄 활약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드먼이 돌아오더라도 이제는 김혜성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잔류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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