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가 질문을 많이 해요.”
KIA 타이거즈 왼손 멀티맨 오선우(29)는 질문왕이다. 여러 선수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스타일이다. 후배 김도영에게 타석에서 무슨 생각으로 타격을 하는지 물었고, 김도영의 친절한 피드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오선우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5라운드 5순위로 입단한 좌타자다. 군 복무도 마쳤다. 냉정히 볼 때 그동안 1군에서 보여준 건 없었다. 어느덧 29세. 야구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 시즌, 주전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오선우는 절박한 심정으로 야구한다.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선수다. 1~2년차에 주전이 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고 회상했다.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 지금까지는 잘 지킨다. 올 시즌 23경기서 69타수 21안타 타율 0.304 2홈런 10타점 OPS 0.795.
4월 중순에 1군에 올라와 의외로 오래 버틴다. 1군 주축멤버로 올라서는 과정이다. 패트릭 위즈덤이 허리 통증으로 잠시 2군에 내려갔다.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으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이우성은 올 시즌 내내 부진하다. 최원준은 부진 끝에 2군에 갔다가 돌아왔지만 완전히 반등하지는 못했다.
오선우가 그 사이 1루와 외야를 오가며 쓰임새를 계속 넓혀간다. 14~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2번타자로 중용돼 잇따라 2안타를 쳤다. 일발장타력도 있다. 삼진이 23개로 많은 걸 보면, 확실히 타격의 날카로움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그러나 1군에서 애버리지를 만들어가는 타자의 성장통이다. 이런 과정이 없이 주축멤버로 자리잡는 선수는 많지 않다.
KIA는 올 시즌 내내 어수선하다. 부상자가 계속 나오고, 부진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오선우는 그 와중에 팀이 기대하지 않았던 활력소다. 지금의 상승세가 언젠가 끊기겠지만, KIA는 이미 오선우로부터 충분히 재미를 봤다. 지금부터 보여줄 활약이 보너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선우는 장기적으로 외야수로 살아야 한다. 1루는 위즈덤이 훗날 퇴단해도 변우혁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황대인도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다. 반면 외야는 나성범이 30대 후반에 들어섰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정해원과 신인 박재현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 오선우가 KIA 외야 다음 세대의 기수가 될 수도 있다.
KIA가 7위에 불과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다. 오선우는 올 시즌 KIA가 발굴한 소중한 뉴 페이스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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