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와는 다른 대우'...안태영 대행은 악수하며 축하 받았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김사니 감독대행이 아니니 악수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여자배구 지도자 중 최고참인 페퍼 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5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경기장에서 진행된 '2021~2022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 시작 전후 안태영 감독대행과 악수를 했고 "김사니 감독대행이 아니기에 악수를 했다"고 밝혔다.

선수 무단이탈로 감독과 단장 경질, 선수와 함께 이탈한 코치의 감독대행 승격 등 비상식적인 사태에 여자배구 전 구단 감독들은 악수 거부를 결의하며 국내 스포츠 초유의 '악수 보이콧'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김사니 감독대행의 사퇴와 김형실 감독의 악수로 여자부 감독들의 집단 항의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안태영 감독대행은 올해 11월 IBK 기업은행 코치로 합류했다. 팀에 온 지 이제 한 달이다. 한 달 된 코치가 감독대행의 대행으로 2일 만에 승리를 이끌었다. 그것도 세트 스코어 3-0(25-20 25-20 25-11) 셧아웃 승리다. '사상 초유'의 감독대행의 대행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뜻깊은 승리다.

IBK 기업은행은 이미 퇴출이 확정된 외국인 선수 라셈이 팀 내 최다인 14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김희진 11득점, 김수지 9득점, 김주향 6득점으로 모든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 후 7경기 만에 홈 팬들 앞에서 첫 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경기에 승리한 안태영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김형실 감독을 보며 두 팔을 다리에 붙인 채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코트 중앙으로 이동해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인사했다. 김형실 감독도 "축하한다"라는 말과 함께 악수를 받아줬다.

한편 상대팀 페퍼 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형실 감독은 "IBK 선수들이 마음먹고 하니 완벽하게 하더라. IBK 기업은행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팀 분위기가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며 IBK 기업은행 선수들은 김사니 감독대행 사퇴 이후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사상 초유'감독대행의 대행으로 경기를 치른 안태영 감독대행.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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