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제빵왕 김탁구'의 엄청난 시청률 40%는 독배인가, 축배인가?-드라마의 흥행면에선 성공했으나 드라마 미학적 측면에선 퇴행성 초래!
어떤 이는 익숙한 드라마 코드를 활용한 미니시리즈의 중장년 점령 현상의 가속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미니시리즈의 아침 드라마화로 퇴행성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찬사를 보내는 쪽이나 비판을 하는 쪽이나 시청률 40% 돌파를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바로 KBS수목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다.
‘제빵왕’김탁구는 제빵 기업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버려져 어머니와 힘들게 살던 주인공 김탁구(윤시윤)가 온갖 시련을 딛고 제빵업계의 1인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은 30부작 수목드라마다. 형식으로는 16부~24부로 방송되는 미니시리즈보다 긴 미니시리즈 아니 주말극에 가까운 연속극이라고 할 수 있다.
‘제빵왕 김탁구’의 높은 인기는 드라마 내외적인 이유가 있다. 그리고 최근 ‘제빵왕 김탁구’가 기록하고 있는 40~44%대의 엄청난 시청률은 한국 드라마에 명과 암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우선 ‘제빵왕 김탁구’의 높은 시청률의 상당 부분은 월드컵으로 인한 반사이익에 기인한다.‘제빵왕 김탁구’의 방송초반 SBS의 경우 월드컵을 집중적으로 편성했다. 이 때문에 월드컵을 보지 않는 사람들 특히 중장년층의 여성 시청자 상당수가 ‘제빵왕 김탁구’로 몰렸고 이 시청자들이 고정 시청자로 자리 잡으면서 높은 시청률의 토대가 된 것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높은 인기는 물론 드라마 내적인 이유가 적지 않다. 그리고 ‘제빵왕 김탁구’가 그동안 드라마의 자극적 요소와 상투적 핵심적 드라마 투르기를 동원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주로 주중 방송되는 미니시리즈의 경우, 일일 드라마나 주말드라마와 달리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 내러티브나 영상적 요소 등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부분이 가미된다.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전혀 그렇지 않다. 아침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자극적인 요소와 상투적인 드라마 투르기를 사용했다.
‘제빵왕 김탁구’의 스토리와 내러티브, 캐릭터, 사건과 갈등기제 등 드라마의 주요요소가 아침 드라마의 것과 유사성을 갖고 있다. 플롯은 극단적이고 단순한 선악대결을 플롯의 기본구조로 하고 주인공 출생을 둘러싼 극단적인 설정, 재벌2세 주인공, 출생의 비밀, 한여자를 놓고 벌이는 이복형제간의 멜로라인, 시각상실이라는 극단적인 육체적 장애나 질병 등 상투적이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드라마의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석세스 스토리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일일극이나 주말극에서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이러한 요소로 버무린‘제빵왕 김탁구’는 시청자 그것도 드라마를 자주 보는 중장년 여성들에게 익숙함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고민이나 드라마의 의미해석이라는 수고를 하지 않고 편하게 ‘제빵왕 김탁구’에 눈길을 줄수 있다.
물론 일일극이나 주말극의 익숙한 코드만 버무린 것은 아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군더더기 없이 템포면에선 미니시리즈의 느낌이 날정도로 빠르게 전개된다. 지난해 자극성과 선정성,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일일극으로선 이례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속도감으로 눈길을 끌었던 ‘아내의 유혹’과 ‘제빵왕 김탁구’는 많이 닮아 있다.
‘제빵왕 김탁구’는 엄청난 시청률 40%는 드라마의 유일한 미덕이 돼버린 흥행성에선 성공을 거뒀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업적 성공에 버금가는 미학적 성공은 이루지 못한 부분이 크다.
['제빵왕 김탁구'가 40%라는 높은 시청률로 흥행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진=KBS제공]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