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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고현정은 역시 프로더군요. 전 프로와 작업하는 것이 좋아요. 프로는 마당만 마련해주면 스스로 잘아서 잘 하거든요. 고현정의 연기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냅니다.”
9월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가진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대물’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오종록PD는 ‘대물’의 주연을 맡은 고현정에 대해 이처럼 평했다.
고현정이 다시 대중의 시선을 잡기 시작했다. 2009년은 고현정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덕여왕’에서 성격이 미실역을 강렬하게 연기해 시청자와 전문가들로부터 최고의 연기자라는 찬사를 받았던 고현정은 2009 MBC연기대상, 2010 서울드라마 어워즈 여우주연상 등 ‘선덕여왕’의 주연으로 온갖 연기자상을 휩쓸었다. 무엇보다 ‘선덕여왕’으로 최고의 연기자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의 출연을 통해 그녀의 소탈함과 일상을 드러내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대중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대물’로 시청자 곁으로 돌아왔다. 6일부터 방송될 ‘대물’은 만화가 박인권의 동명 만화를 드라마다. ‘대물’은 한국 드라마에서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방송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방송사 아나운서에서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최고 권력자 대통령까지 된 서혜림역을 고현정이 맡았다는 사실도 화제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고현정은 제작발표회장에서 집중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는 입담으로 대답을 했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했다.
“‘선덕여왕’과 저에게 과분한 사랑을 주신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려요. 이번 ‘대물’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고현정은 ‘선덕여왕’의 미실이나 ‘대물’의 서혜림이 모두 정치인이지만 차이가 있다면서 캐릭터 설명을 했다. “미실과 서혜림은 기본적인 모습은 비슷하지만 미실은 권력의 야망을 가진 반면 서혜림은 야심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평범한 아줌마가 어느 날 우연한 계기가 돼 정치에 입문하고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캐릭터의 유사성으로 인해 서혜림과 미실의 연기 스타일이 변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현정은 “‘선덕여왕’ 미실을 맡아서 연기할 때처럼 눈썹을 올리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어떤 고정된 연기 패턴을 미리 만들어 놓고 시작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냥 매 순간 그 인물의 상태에 충실하려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 대답을 들으며 연기자 고현정은 캐릭터의 철저한 연구와 연기자로서 선천적인 끼와 재능이 오늘의 고현정을 만들었음을 짐작케 한다. 거침없이 캐릭터와 전작과의 차별화된 연기 스타일을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말한마디 한마디에는 어느 누구보다도 캐릭터 분석에 열중했으며 그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기위한 노력의 모습이 배어 있었다.
고현정은 드라마 ‘대물’은 픽션이지만 시청자들이 현실 정치속의 인물과 현실정치상황을 연결시킬 것이고 이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극중인물을 내방식대로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서혜림의 대사들을 보면 너무나 직접적으로, 무서울 것이 없으니 말을 바로 쏟아낸다. 현실 정치에서는 그럴 수 없지 않는가. 드라마라는 좋은 매체를 이용해 시청자들(국민)이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 해드리며 속을 확 좀 풀어 드렸으면 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스스로가 사심이 없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을 비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특정 정치인을 모델로 삼거나 참고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고현정이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가 좋은 연기의 토양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연기에서 자신의 잘못이 발견되면 명쾌하게 인정하고 개선한다. 이 때문에 고현정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나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계속 확장시켜 시청자에게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기자간담회가 끝난뒤 연기자 대기실에서 만난 고현정은 소탈함과 담백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고현정의 인간적인 매력의 원천과 강점은 바로 톱스타로서 드러내는 신비로운 아우라가 아닌 친근한 소탈함이었다.
오랜기간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는 고현정의 말을 들으면서 10년뒤 고현정에 대해 어떤 기사나 글을 쓸까에 벌써부터 설렘과 기대를 갖는다. 그만큼 고현정은 자신을 신선하게 확장하고 진화하려는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대물'의 주연을 맡은 고현정.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SBS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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