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지훈 기자] 이틀 연속 잠실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였던 두산 불펜의 핵 정재훈이 사직에서 마침내 미소지었다.
정재훈은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7회말 2사 만루에서 등판해 1⅔이닝을 3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두산의 11-4 승리를 이끌고 리버스 스윕의 가능성을 높였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등판만에 얻어낸 첫 세이브.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말 2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은 이날 멀티히트로 타격감이 고조된 상대 톱 타자 김주찬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역전 위기를 넘겼다.
이어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정보명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조성환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다시 만난 이대호. 지난달 3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0회초 자신으로부터 결승 3점홈런을 터트려 고개를 떨구게 한 장본인이었다.
이번에는 정재훈의 승리였다. 밀어친 이대호의 타구는 우익수 임재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후속 타자 홍성흔 역시 3루 땅볼로 요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초 정수빈의 3점홈런 등 타선이 대거 8점을 따 내면서 여유를 찾은 정재훈은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듯 9회말 카림 가르시아와 전준우에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이날 2타점의 주인공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김승회에 넘겼다. 김승회가 가르시아와 전준우를 홈으로 불러들여 정재훈의 실점은 2점이 됐지만 이미 승부가 갈린 뒤였다.
정재훈은 경기 막판 최대 위기였던 1⅓이닝의 살얼음판 리드를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3만명 가까운 롯데팬의 압도적 응원과 불과 4일 전 자신에게 일어났던 악몽같은 기억을 이겨내고 지켜냈다.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정재훈이 지은 든든한 미소는 아마 두산팬들이 올 가을 가장 보고싶어했던 장면이었을 것이다.
[두산의 2연승을 이끈 정재훈(오른쪽).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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