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한국문화원 인터넷 라디오 방송 何でも韓でも를 만드는 사람들
"오늘의 한국어 한마디는 '빵 터지다'입니다. 폭발음 '빵'과 '터지다'가 합쳐져 한꺼번에 웃음이 터지는 모습, 폭소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말이죠"
교과서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을듯한 이런 한국어도 알려준다. 이 방송은 아름다운 우리말 강좌가 아닌 일본인에게 한국의 지금을 알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키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한국문화원에서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난데모칸데모(何でも韓でも)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난데모칸데모란 일본어로 '무엇이든지'라는 뜻. 중간에 한국의 韓자를 넣어, '한국에 대해서 무엇이든지 이야기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라디오 진행자는 일본의 20대를 대표하는 프리 아나운서 다카하시 유키, 일본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자란 탤런트 김케이타, 한류 코멘테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송유준 씨 등 3명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던 이들은 '진짜 한국문화를 일본에 알리겠다'며 자발적으로 뭉쳤다고 한다.
우선, 다카하시 아나운서부터 살펴보면 전 KYT 가고시마 요미우리 TV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지바TV '위클리 지바현', 군마 FM 'FRIDAY Cafe'등을 진행하면서 일본 방송계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인재다.
그녀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전. 이전부터 한국 음악과 영화를 좋아했고, 최근 들어서는 배우 주지훈과 이준기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배워서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틈틈히 공부하다보니 지금은 한국어로 질문해도 답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현재 지방에 거주하기 때문에 한달에 두 번 난데모칸데모 녹음을 위해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 온다. 비싼 출연료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반 자원봉사 개념이지만 이렇게 열심일 수 있는 것은 역시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이다.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한국 대중문화 속에 담겨있는 한국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어, 한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역할이 다카하시 아나운서라면, 대본을 쓰고 한국 대중문화계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은 위성방송 스카파 한류채널 MC를 맡고 있는 송유준 씨다. 13년 전 유학과 연수를 목적으로 일본에 건너온 그는 칼럼니스트, 한류 공연 MC, 한국어강좌 개설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성악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공부한 김케이타 씨는 양국의 감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준다. 한국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온 그는 2008년 NHK 한글강좌에 고정출연하고, 직접 뮤지컬에 출연하기도 하며 잡지에 원고를 기고하는 등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탤런트다.
이렇게 개성 강한 세 사람이 모인 라디오 방송 난데모칸데모는 일본인을 대표하여 다카하시 아나운서가 질문을 하면, 송유준 씨가 답하고, 김케이타 씨가 살을 덧붙이는 등 양국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방송내용은 한국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 이야기, 관광지 소개, 한국 음식 레시피 소개, 케이타의 한국어 강좌 등 다양하다.
서울에 가볼만한 곳으로 대학로를 소개하면서, 도쿄의 시모기타자와와 비교를 하기도 하고,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군대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한일 양국을 경험한 두 남자가 자신들이 직접 겪은 생활이야기를 섞어주는 것이 다른 한류 프로그램과 다른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지는 소박한 질문을 해결해주는 것도 재밌다. 어느 날은 청취자로부터 "한국에서 여자친구들끼리 손을 잡고 걷는 것은 자주 봤는데, 남자들도 손을 잡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그런가"라는 질문이 왔다.
김케이타 씨는 "나는 그렇지 않지만, 애교있는 성격의 남자친구들은 스킨십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하고, 송유준 씨는 "잡은 적 있다. 그러나 무의식적인 스킨십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 세 사람은 일본인에 비해 한국인이 스킨십이 자연스럽다는 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양국민을 알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와 청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난데모칸데모는 회를 거듭할 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 지난 6월의 첫방송은 청취수가 1만 회를 넘으며 매니아를 넓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과연 청취자들이 많이 참여할까' 반신반의로 시작했던 한국문화원도 내년부터 다양한 게스트 초대, 동영상 서비스 등 좀 더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은 한류, 대중문화를 테마로 하고 있지만 나아가 한국 문화 전반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기도 하다.
한편, 한국 사랑으로 똘똘뭉친 세 진행자의 목표는 청취자들과 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그리고 현재는 한류팬인 주부 청취자가 가장 많지만 남성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더 크게는 이런 작은 노력으로 문화를 통해 한일 양국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다.
인터넷 라디오 난데모 칸데모는 한국문화원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방송은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 되고, 방송시간은 약 35분에서 40분 정도. 일본어로 진행되지만 한국 대중문화 관련 소프트한 이야기가 많아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나 일본에 관심있는 한국인들도 흥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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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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