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핵' 정재훈(30)이 또 한 번 홈런 악몽에 고개를 떨궜다. 하마터면 팀 역전패의 빌미가 돼 그대로 주저앉을 뻔 했다.
정재훈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6-4로 앞선 8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으나 또다시 홈런을 맞고 ⅓이닝만 소화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6-4로 승기를 잡은 8회초 외국인 투수 레스 왈론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은 첫 타자 박진만을 풀 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대타 조영훈에 2-1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던진 135km 구속의 몸쪽 낮은 슬라이더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의 솔로포로 연결되면서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해 무려 4개의 홈런을 허용한 정재훈은 힘 없이 1루에 공을 뿌리고 고창성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정재훈을 구원등판한 고창성마저 김상수에 몸에 맞는 볼, 박한이에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다 잡았던 승부는 동점이 되고 말았다. 결국 두산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야 9-8로 승리했다. 정재훈의 난조 때문에 가뜩이나 과부하가 걸린 불펜 피로가 가중됐다.
올 시즌 8승 4패 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1.73으로 홀드왕을 차지한 정재훈은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6이닝 4피홈런 3패 평균자책점 16.50의 최악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 78이닝에서 단 2개의 홈런만 맞았던 정재훈에게는 혹독한 나날이다.
하지만 김경훈 두산 감독은 "(정)재훈이가 홈런을 맞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코스가 좋았는데 조영훈이 잘 쳤다"고 간판 셋업맨을 끌어안았다. 감독의 신뢰를 재확인한 정재훈이 4차전에서는 '방화범'의 꼬리표를 떼고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순간 마운드에 서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군 정재훈(오른쪽).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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