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5년 만에 안방에서 펼쳐진 한일전이었지만 한국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언론은 박지성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결국 박지성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경기였다.
한국은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에 윤빛가람, 신형민, 조용형을 내세웠다.. 당초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돌려 기성용과 호흡을 맞추고 그 뒤에 조용형을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지성이 무릎 부위에 통증을 호소해 명단에서 제외됐고 기성용도 경기 전날 허리에 이상을 느껴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박지성의 대체자로 윤빛가람이 기성용을 대신해서는 신형민이 나섰지만 조용형과 함께 한 이 중앙 미드필드진은 일본의 강한 압박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패스는 2~3번을 넘기지 못하고 상대에게 빼앗겼고 조용형과 신형민은 활동 범위가 계속 중복되며 유기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윤빛가람도 피지컬적인 단점을 그대로 드러내 그라운드에 수차례 넘어지며 특유의 여유 있는 패싱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드진의 고립은 양 날개 이청용과 최성국을 밑으로 내려와 플레이 하도록 만들었다. 이청용과 최성국은 공을 잡고 드리블 돌파를 통해 일본의 측면을 공략했지만 이 마저 일본의 협력 수비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결국 동료들의 도움 없이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전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였고 두 차례 정도 시도한 중거리 슛과 염기훈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다. 마치 소속팀 AS모나코로 이적했던 첫 시즌 홀로 최전방에 고립되던 모습과 흡사했다.
만약, 박지성이 정상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더라면 박주영과 함께 일본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드는 공간 창출 능력을 뽐냈을지도 모른다. 또한 박지성은 측면으로 이동했어도 드리블 돌파보다는 동료와의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일본 수비진을 뒤흔들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 시절부터 대표팀은 박지성을 중심으로 전술을 구성했고 이는 많은 이들의 염려를 샀다. 다행히 남아공 월드컵 16강까지 박지성은 대표팀 경기에 충실히 참석해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실현해줬다.
그러나 축구 팬들이 박지성 중심의 대표팀 전술을 염려했던 부분이 결국 이번 한일전에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없는 상황이 갑자기 닥치니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미드필더들을 관찰해 더 공격적인 선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조광래 감독도 박지성 없는 아시안컵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느낀 것 같지만 2011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가 대표팀 경기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조광래 감독이 어떤 식으로 박지성 없는 대표팀을 대비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친 한일전(위)-벤치에 머무른 박지성. 사진 = 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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