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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도망자'가 '대물'에 대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하반기 가장 눈길을 끄는 드라마는 바로 KBS ‘도망자 PLAN B’와 SBS ‘대물’이다. 우연찮게 화제의 두 대작 드라마가 같은 시간대에 편성돼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시청자와 만난 작품은 ‘도망자’로 지난 9월 29일 첫방송 돼 20%대 시청률을 기록해 대박 드라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시청자의 기대감을 나았다. 하지만 시청률은 추락하더니 6일 ‘대물’이 첫선을 보이며 두 작품이 맞붙은 첫날, 시청률은 18%대로 동률을 이루다 ‘대물’이 방송 2회만에 ‘도망자’를 제치고 수목극 1위에 올랐다. 그리고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3일 방송된 ‘도망자’는 15.1%의 시청률을 기록, ‘대물’의 26.4%보다 11.3%나 크게 뒤처졌다. ‘대물’의 완승, ‘도망자’의 완패인 셈이다. 물론 방송 초반이지만 ‘대물’은 인기가 수직 상승중이고 ‘도망자’는 수직 하락중이다.
시청률 경쟁에서 ‘도망자’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올 최고의 드라마로 평가받는 ‘추노’의 곽정환PD와 천성일 작가의 작품인데다 월드스타 비가 5년만에 출연하고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등 초호화 캐스팅에다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해외촬영을 비롯한 막대한 물량공세로 방송전부터 엄청난 화제가 됐다. 여기에 전작인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50%대를 기록해 후광효과도 대단했다.
하지만 ‘도망자’가 방송되고 ‘대물’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면서 방송전 가졌던 ‘도망자’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변했고 ‘대물’이 오히려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도망자’는 한국전쟁 때 사라진 대량 금괴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싹트는 두남녀의 사랑을 그린‘도망자’는 전형적으로 볼거리에 이야기가 압도되는 실패한 대작 드라마의 문제점을 반복하고 있다. 화려한 해외 촬영신, 비와 이정진 등 해외를 배경으로 한 추격신과 액션장면 등은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맞물리지 않고 따로 놀아 시청자의 몰입감을 떨어트리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이지 못하고 여기에 이야기마저 중구난방식으로 전개돼 내러티브의 집중력이 상실했다.
그리고 스토리가 시청자의 공감이나 감동, 흥미를 유발하는데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도망자’가 방송이후 계속해서 시청률이 추락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상처를 안고 있지만 겉으로는 바람둥이 탐정, 지우역을 하는 비가 진정성이 결여된 연기와 때때로 시청자의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는 오버연기가 자주 드러나는 등 일부 연기자들의 연기력 문제도 ‘대물’의 시청자 외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유명 만화가 박인권의 동명 만화를 드라마화 한 ‘대물’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웠다. 원작과 큰 차이를 보이며 드라마로 재탄생하고 있는 ‘대물’은 한 아줌마가 우연찮게 정치에 입문해 대통령이 돼 진정한 정치가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데 방송 3회만에 20%대 중반을 기록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와 정치가라는 이슈가 되고 관심이 높은 소재를 드라마속으로 끌어들여 방송전부터 이슈가 됐던‘대물’은 현실정치의 문제점이나 정치가가 지향해야할 이상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자칫 제작진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정치’라는 소재가 드라마속에 잘 녹여지면서 관심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방송사 아나운서에서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최고 권력자 대통령까지 된 서혜림역을 맡은 고현정이 팔색조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다. 여기에 그동안 연기력 부족으로 비판을 받았던 권상우가 건달기 있는 검사, 하도야역을 잘 소화하는데다 차인표가 캐릭터 강태산역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초반부터 캐릭터에 생명력과 진정성을 불어넣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물’은 인기 상승중에 있으며 경쟁 드라마 ‘도망자’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전부터 대단한 화제를 모았던 '도망자'가 시청률 경쟁에서'대물'에 대패하고 있다. 사진=KBS, SBS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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