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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69일 간의 기나긴 암흑 생활을 끝내고 칠레 광부 33인이 지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8월 5일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 호세 광산이 붕괴되며 33명의 광부가 지하 622m에 묻혔고, 매몰 17일 만에 이들의 생존 사실을 확인한 칠레 정부는 희망을 놓지 않고 광부들을 모두 구출해냈다.
69일만에 지상에 올라와 이들이 꺼낸 말에는 죽음의 경계에서 돌아 온 기적의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두 번째로 구출된 마리오 세풀베다(40)는 "지하에 갇혀 있으면서 나는 신과 악마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신이 나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런 확신이 없던 매몰 광부의 진심이 섞인 고백이었다.
첫 번째 구출자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시민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향해 "69일 동안 갇혀 있던 광부들을 대신해 칠레 국민에게 감사한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유일한 볼리비아인으로 가난 때문에 칠레의 광산을 찾았다던 카를로스 마마니(23)는 "고마워요. 칠레"라고 말하며 칠레 국기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마마니에게 평생 직장과 집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마마니의 구출 현장을 보기 위해 산 호세 광산까지 온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볼리비아 정부의 이름으로 칠레 정부의 노력을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일은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한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최연소 매몰 광부였던 지미 산체스(19)는 어머니의 음식이 먹고 싶다면서 "2개월 된 딸을 떠올리며 견디기 힘든 상황을 버텨냈다"면서 생환의 감격을 전했다. 56세의 11번째 구출자 호르헤 가예기오스는 피녜라 대통령을 향해 "우리가 살아있다고 믿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사태 초반 광부들의 생존 소식을 듣고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반드시 구출해 내겠다"고 말했고, 구조가 완료되자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라며 전세계를 향해 감동 드라마의 행복한 결말을 알렸다.
[플로렌시오 아발레스(위 사진 왼쪽)와 포옹하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클라우디오 야네즈. 사진 = '더 뉴욕 타임즈'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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