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시즌 막판 SK 김성근 감독은 "5억짜리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박재홍, 이호준 등 FA 계약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노장들의 활약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발언이었다.
김 감독의 바람은 이뤄졌다. 그것도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한국시리즈에서다. SK가 노장들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했다. SK는 이호준의 선취 적시타, 박재홍의 동점 밀어내기, 김재현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9-5로 승리했다.
포문은 이호준이 열었다. 올시즌 그의 성적은 타율 .278 8홈런 46타점. 이름값에 비해 못미치는 기록이었다. 삼성전에는 타율 .200로 더 부진했다. 그럼에도 이날 김성근 감독은 그를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이호준은 1회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삼성 선발 팀 레딩의 7구째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2-0으로 앞서나가다 김광현의 갑작스런 난조로 2-3으로 역전 당한 SK. 이 때 나타난 구세주도 베테랑이었다. SK는 5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강민 타석에 김 감독은 대타를 썼다. "찬스 때 내보낼 대타 좌타가 없다"고 고민을 내비쳤던 김 감독은 김강민과 같은 우타자를 대타로 기용했다.
박재홍이었다. 김강민과 다른 점이 있다면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것. 박재홍은 오승환과 맞서 풀카운트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박재홍은 대주자 조동화와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지만 이것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은 100% 이상 해낸 것이었다.
베테랑들의 이어지는 활약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김재현이었다. 김재현은 김 감독이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던 선수.
이날 7번 타자로 나선 김재현은 첫 타석 3루 땅볼, 두 번째 타석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이렇다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운명의 세 번째 타석. 김재현은 박재홍이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든 직후에 타석에 나섰다.
볼카운트가 2-0로 몰린 상황. 이후 볼 3개를 잘 골라낸 김재현은 오승환의 6구째를 가볍게 밀어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재현은 7회에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켰다.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풍부한 경험이 한국시리즈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맹활약한 SK 김재현.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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