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강지훈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3승 4패로 분패한 SK 와이번스 팬들은 에이스 김광현의 부재 이상으로 '포도대장' 박경완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올 시즌만큼은 든든하게 안방을 지킬 박경완 덕에 3번째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박경완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팬들의 이와 같은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하며 화려하게 최고의 무대에 복귀했다. 왜 김성근 SK 감독이 다승왕 김광현 대신 그를 올 시즌 MVP로 뽑았는지, 왜 불혹이 다 된 나이에도 한국 최고 포수로 꼽히는지 똑똑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이날 박경완은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3번째 투수 권혁의 가운데 높은 142km 구속의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1점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1.04로 엄청나게 강했던 권혁이 처음 얻어맞은 홈런이었다.
존재 이유인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강견의 여전함도 돋보였다. 6회초 1사 1루에서 2루로 달린 조동찬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고 7회초 무사 1루에서도 박석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움과 동시에 2루로 뛴 박한이까지 아웃시켰다. 박빙의 승부에서 박경완의 도루저지 2개가 삼성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음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이날 홈런은 한국시리즈 역대 최고령 홈런이었다. 38세 3개월 7일로 홈런을 때린 박경완은 팀 동료인 박재홍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IA를 상대로 터트린 종전 최고령 홈런(36세 1개월 13일)을 무려 2년여나 늘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아직은 보약 먹을 나이가 아니다"라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날 박경완의 너스레는 SK팬들에게는 든든함으로, 상대팀에게는 두려움으로 진하게 남을 것 같다.
[역대 최고령 홈런을 터트린 박경완. 사진 = 문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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