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고동현 기자] 2010 한국시리즈는 김광현으로 시작해 김광현으로 마무리됐다.
SK 와이번스가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SK는 19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4-2로 꺾으며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그리고 우승 순간 마운드에는 '에이스' 김광현이 있었다.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는 역시 김광현이었다. 1차전을 SK 홈에서 치른 만큼 올해 한국시리즈를 연 것은 김광현의 손 끝이었다.
15일 1차전에서 그는 어떤 의미에서든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4회까지는 한국시리즈 신기록인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언터쳐블 피칭'을 했다. 하지만 5회들어 3실점하며 무너졌고 결국 이날 그의 기록은 4⅔이닝 3피안타 8탈삼진 4사사구 3실점으로 마무리됐다.
김광현 본인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투구. 때문에 그는 이튿날 "다음 등판 기회가 있다면 잘 던지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상황이 그를 돕지 않는 듯 보였다. 5차전 등판이 확실시됐지만 3차전까지 팀이 전승을 거뒀고 4차전에서 마무리될 경우 명예회복할 기회조차도 얻지 못하기 때문.
4차전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은 이날 김광현 등판에 대해 "점수차가 클 경우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SK는 3회 3점, 6회 1점을 얻으며 4-0으로 앞서 나갔고 7회부터 김광현은 몸을 풀기 시작했다.
김광현은 팀이 4-0으로 앞선 8회 1사 1, 3루 위기에서 나왔다. 첫 타자는 박한이에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다음 타자로 이날 2안타를 기록한 최형우를 맞았다. 김광현은 힘으로 윽박질렀다. 두 번 연속 152km 공을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엮어냈다. 이어 등장한 박석민에게는 볼카운트 2-1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조영훈은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들어 선두타자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신명철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이어 김상수는 2루 땅볼로 잡아내며 2아웃 2루. 김광현은 다음 타자로 들어선 강봉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한 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더 이상 무너지지는 않았다. 현재윤을 맞이한 그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5차전이 치러지지 않는 덕분에 김광현은 우승 순간 마운드에 서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2010 한국시리즈는 김광현으로 시작해 김광현으로 마무리됐다.
[SK 김광현. 사진=대구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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