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험치 쌓은 젊은 사자들, "내년 우승은 삼성"'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지난 시즌 12년 연속 이어졌던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다시 5년 재계약을 맺었다.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빠르게 세대교체에 나서면서 3년 내로 리빌딩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선동열의 젊은 사자들은 단 1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 사령탑으로 취임하자마자 2005-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 2차례 우승은 온전히 선 감독의 성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오승환-권오준의 막강 불펜진은 선 감독의 산물이었지만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패한 뒤 현대 왕조의 핵심이었던 심정수-박진만을 최대 99억원을 들여 영입했고 해크먼-바르가스-하리칼라-브라운까지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를 수혈한 구단의 자금력 덕도 컸다.
이런 편견을 걷어버리기 위해 선 감독은 2연패 후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고 '선동열의 아이들'을 키워내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에이스로 우뚝 섰고 '반쪽 선수'로 평가절하됐던 조동찬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혔다. 김상수는 '포스트 박진만' 소리를 듣고 있으며 이영욱과 조영훈도 롤 플레이어로서 가능성을 높였다. 박석민-최형우-채태인의 젊은 클린업트리오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위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선 감독이 몇 년에 걸쳐 세심하게 다듬은 권혁-안지만-정현욱-권오준의 불펜은 오승환의 공백을 극복하고 리그 최고 불펜으로 군림했다.
두산을 제치고 SK를 압박하면서 정규시즌 2위를 거머쥔 후 선 감독은 만족감을 표했다. 그리고 올 시즌 포스트시즌은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면서 2위로 시즌을 마쳤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우리가 아직 SK나 두산에 못 미치는 만큼 올해는 큰 경기 경험을 쌓고 팀 전력을 더 다져 2-3년 후 우승팀을 만들고 싶다"는 청사진을 내 놓은 것.
삼성의 젊은 사자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히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에 비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러한 실패를 겪으면서 얻은 경험이 조만간 삼성의 우승으로 돌아올 것을 내다본 셈이다. 배영수-진갑용-박한이 등 몇몇 베테랑을 제외하면 큰 경기에서 주역으로 뛴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은 직접 뛰고 부딪히면서 빠르게 단기전 승부법을 흡수했고 4년 연속 우승권에 근접한 두산을 꺾는 가시적인성과도 이뤘다.
패기에 경험까지 얻은 젊은 사자들은 분명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조금도 실망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사진 =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고 기뻐했던 '젊은 사자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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