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우아 수애' 잊어주세요 '처절한 수애씨' 됐어요”(인터뷰)

[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 사람에 대한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 대상이 가녀린 몸에 우수에 젖은 눈빛을 가진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수애’. 그 두 글자에 대중은 자연스럽게 '우아', '조신' 등의 수식어를 가져다 놓는다.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탐낼 만한 이미지로 수애는 8년간 살아왔다. 그러나 이번엔 그녀가 변했다. 유괴당한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처절하게 생사를 넘나드는 강인한 싱글맘으로 대중 앞에 섰다.

수애와 유지태의 첫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심야의 FM'은 제한된 2시간 동안 가족을 구하기 위해 정체불명의 청취자(유지태 분)에 맞서 홀로 숨가쁜 사투를 벌여야 하는 스타 DJ, 고선영(수애 분)의 생방송을 그린 스릴러 영화로‘걸 스카우트’의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하나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만큼 만족감 정도에 관해 물었더니 망설이지 않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촬영을 하면서 항상 꿈꾸는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내 자신이 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더라. 현실에서는 이렇게까지 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규하고 욕설을 하고 매달리는 내 모습이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현실에서는 해 낼 수 없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이랄까”

하지만 영화촬영을 하면 느꼈던 감정들은 만족스러움이 전부가 아니었다. 딸린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를 유괴한 이에게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고 증오와 분노, 살해감정을 느끼는 점 등은 그야말로 “쇼킹”했다. 스릴러 장르, 캐릭터에 대한 첫 경험인 만큼 촬영 후 감정을 추스르는 데도 애를 먹었다. 그만큼 수애에게 이번 영화는 내면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 줬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왜, 그녀가, 이러한 모습으로, 돌아올수 밖에 없었는지. 영화 외에도 연말에 선보일 SBS 드라마‘아테나:전쟁의여신’에서 거친 액션으로 다져진 여전사 역을 맡아 현재 촬영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저 불현듯 일어난 마음속 욕구를 해소하기 위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간의 이미지가 지겨워져서인지를 물었더니 답변은 의외로 간단하다.

“변화? 일부러 변화하려고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시놉시스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고선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여성의 강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확인해보고 싶었다. 내 안의 처절함, 강인함이 얼만큼 있는지… 영화를 통해 내 안에도 그러한 것들이 있다는 것에 신기했다. 정말 처절한 수애가 됐다. 이미지 변신이기보다 확장, 넓어진다는 말이 더 적절할 듯 싶다. 변화라는 말은 부담스럽다”

어느덧 데뷔 8년째를 맞았다. 그간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신을 거쳤어도 대중에겐 수애는 여전히 ‘우아한 수애씨’로 각인돼 있다. 배우로서 아쉬울 부분임이 틀림없지만 수애는“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전한다. “우아하다고 생각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또 그 이미지로 남아있다는 건 아직도 보여드릴 것이 많다는 의미니 또한번 감사하다 ”

우아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만큼 가녀린 체형을 자랑하지만 알고보면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건강함을 지녔다. 영화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유지태 역시 수애를 “함께 연기한 여자배우들 중 가장 건강미인”으로 꼽기도 했다.

건강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배우는 체력이 있어야 할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건강에 신경을 쓴다. 무조건 잘 먹는다. 홍삼도 좋아해 꾸준히 챙겨먹는다”고 전하더니“이번엔 야간촬영이 많아서 떡볶이, 오뎅 등을 주로 먹었다. 아얘 떡볶이 오뎅을 파는 노점차를 곁에 두고 시간이 날 때 마다 먹도록 해주셨다. 맛있었지만 촬영이 마무리 될때쯤 되니 질리더라”고 웃으면서 덧붙인다.

수애에게 아직 결혼은 막연히 먼 얘기다. '결혼할 상대방이 있다면, 여건이 된다면'이라는 조건도 붙을 뿐 더러 이제 시작된 30대를 만끽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20대에 항상 동경했던 30대는 “나에게나 상대방에게나 배려가 생겨났다는 것” 을 제외하면 별반 다른 게 없다. 하지만 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져간다는 것과 매순간을 즐기고 행복해 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인 동시에 "나이를 먹으며 얻은 즐거움"이 됐다.

배우 수애가 품고 있는 바람은 뭘까. “멀리 볼 수 있고, 느끼고, 바라 볼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꾸준히 다양한 방향으로... 이번 영화 역시 그것을 위한 단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흥행에 대해 딱히 연연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배우 수애,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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