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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를 사상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은 좌완 에이스 클리프 리가 1988년 LA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렐 허샤이저의 전설'에 도전한다.
리는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AT&T파크에서 막을 올리는 2010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당초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7차정 등판 예정이었던 리는 다행히 6차전에서 승부가 갈리면서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리를 보면 떠오르는 이가 있다. 88년 다저스에 우승을 선사했던 허샤이저다. 88년 월드시리즈는 무릎 부상으로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3-4로 뒤진 1차전 9회말 2사 1루에서 최고 마무리 데니스 애커슬리로부터 대타 끝내기 홈런을 때린 커크 깁슨으로 상징되지만 실질적인 우승 주역은 바로 허샤이저였다.
당시 다저스가 우승컵을 들기까지 치른 12경기 중 허샤이저는 절반인 6경기(5선발, 1구원)에 등판해 42⅓이닝을 던지며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의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다. 단 3일만 쉬고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2실점, 7이닝 3실점(1자책)으로 역투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허샤이저는 바로 다음날 4차전 5-4로 앞선 연장 12회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구원 등판했고 케빈 맥레이놀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승리를 지켰다.
이어 단 이틀만 쉬고 운명의 7차전에 선발 등판해 5피안타 2사사구 완봉승으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뒤 3일을 쉬고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다시 3피안타 2사사구의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다시 3일을 쉰 뒤 5차전에 선발 등판해 2실점 완투승을 따 내 우승을 확정지었다. 챔피언십과 월드시리즈 MVP 모두 허샤이저의 몫이었다.
올 시즌 리의 행보도 그에 못지 않다. 지난 7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최고 승률팀 템파베이 레이스를 만나 7이닝 1실점 10탈삼진의 역투로 텍사스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이끌더니 운명의 5차전에 다시 나서 1실점 11탈삼진 완투승을 거둬 텍사스 최초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는 최강이자 '천적' 양키스를 상대로 8이닝 13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올 포스트시즌 리의 성적은 3경기 선발 등판 24이닝 34탈삼진 3승 무패 평균자책 0.75다. 한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삼진을 잡아낸 것은 리가 사상 최초. 포스트시즌 데뷔 이후 7연승과 팀 8연승은 올랜도 에르난데스에 각각 1승 뒤진 역대 2위 기록이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다면 공동 2위인 허샤이저의 7연승을 넘어 공동 1위에 등극한다. 19⅔이닝동안 단 1개의 볼넷도 내 주지 않아 현역 최고의 '제구력 킹'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리가 88년의 허샤이저를 능가하는 새로운 전설을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클리프 리.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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