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괴담' 창궐, 美바이러스설-日분풀이설-北공격설…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상에는 '구제역 괴담'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매몰 가축 수가 3499농가 140만4426마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발생 지역도 경북·인천·강원·경기·충남북 등 6개 시·도, 52개 시·군, 122곳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구제역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인터넷에서는 누군가 일부러 구제역을 옮기고 있다는 음모론과 괴담이 우후죽순처럼 퍼지고 있다.

미국 축산업계가 비행기를 동원해 한국에 구제역 바이러스를 살포했다는 괴소문에서부터 이미 구제역 피해를 본 일본의 '분풀이설', 남파 간첩의 '화생방 공격설'까지 인터넷 게시판에는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 한 네티즌은 "쇠고기 수출을 늘리려는 미국 축산업계의 사주를 받아, 북한이 전국의 간첩망을 동원해 구제역을 전파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남북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한이 인위적인 질병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쇠고기 전면 개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도적 소행'이라는 괴담은 구제역 발생 시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시점과 묘하게 겹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유언비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상황에도 최근 헌법 재판소가 '전기기본통신법 위헌'을 결정하면서 구제역 괴담 유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구제역을 막고자 엄동설한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나돌아 어처구니없다"면서 "구제역을 하루빨리 뿌리 뽑는 것만이 유언비어를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방역중인 영양군. 사진 출처 = 영양군청]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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