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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이 1일 오후 3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김남주는 결국 역전에 실패한 듯 하다.
'역전의 여왕' 마지막회에서 '황태희'(김남주 분)는 자신에게 구애한 '구용식'(박시후 분)을 외면하고 전남편 '봉준수'(정준호 분)가 기다리고 있던 공항으로 떠난다..
하지만 '황태희'는 '봉준수'를 따라가지 않았고 혼자 유학길에 오른다.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구용식'은 퀸즈그룹을 나와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성공적인 경영자로 승승장구한다.
한국을 떠난 지 1년 만에 돌아온 '황태희'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주변인들의 노력으로 '구용식'의 회사에 면접을 보게 된다. '황태희'를 잊지 못하던 '구용식'은 자신 앞에 나타난 그녀를 보고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게다가 1년 전 '황태희'가 '봉준수'를 따라가지 않았단 사실을 안 '구용식'은 그녀를 찾아가 다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결국 '황태희'도 '구용식'의 변치 않는 마음에 감동해 그의 마음을 받아 들이고, 아름답게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으로 드라마는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시청자들은 마지막 회 방송 후 '황태희'-'구용식' 커플이 끝내 사랑으로 연결돼 기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역전의 여왕'은 전작격인 '내조의 여왕'과는 다르게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중점적으로 다뤄 40-50대 주부층 보다는 30-40대 직장 여성 층에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됐다.
주 시청자 층은 '골드미스'로 잘 나가던 김남주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인생 역전에 성공할지 관심 가져왔다. 직장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인정 받고, 주위의 시기와 질투에도 당당히 맞서는 김남주의 모습에 많은 직장 여성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며 통쾌함 마저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극이 후반부로 넘어가며 '역전의 여왕'은 김남주와 박시후의 로맨스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까칠하고 반항기 어리던 박시후가 김남주를 만나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되는 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또 둘의 로맨스에 치중하다 보니 초반 그려지던 김남주의 직장 내 생활 역시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로 진행됐다.
결국 '역전의 여왕'은 김남주가 재벌 2세 박시후와 연결되며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현실 속에서 겪는 직장인의 애환을 김남주가 TV에서라도 시원하게 날려버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말은 그렇지 않았다. '역전의 여왕'은 김남주가 자립적으로 이뤄 낸 성공이 아니라 새로운 남자를 만나 새 인생을 살게 된다는 내용으로 극을 마무리했다. 결국 그녀도 그 흔한 신데렐라였다.
10% 중후반대 시청률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역전의 여왕'은 극 초반 시청자들의 기대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내조의 여왕'과는 차별화를 시도했던 '역전의 여왕'은 끝내 재벌 2세와의 사랑이라는 전혀 차별화되지 않은 결말로 시청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31회를 끝으로 종영한 '역전의 여왕'.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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