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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예능 프로그램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리얼리티’가 방송기자들의 리포팅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방송기자들은 다소 경직된 표정과 또박또박한 말투로 점잖게 뉴스를 전하는 것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방송기자들은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리포팅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뉴스 리포팅에도 ‘리얼리티’가 강조되고 있는 것.
MBC 조의명 기자는 지난 6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해빙기 익사사고의 위험을 전하다 얼음물에 빠졌다. 함께 있던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받아 위험한 순간을 넘겼으나 아찔한 순간에도 리포팅을 멈추지 않는 그의 프로다운 면모는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달 6일 YTN 강진원 기자는 혹한의 추위 속에서 상의를 벗은 채 육군 특전사 장병들과 함께 얼음물에 입수해 뉴스를 전달했다. 당시 강 기자의 리포팅에 뉴스를 진행하던 오수현 앵커가 간신히 웃음을 참아 방송사고를 모면, 두 사람 모두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또한 지난 달 15일 MBC 유충환 기자는 주말 ‘뉴스데스크’의 NG모음에서 칼바람에 몸을 움츠리고 괴로운 표정으로 리포팅하는 모습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눈사람 기자’로 유명한 KBS 박대기 기자는 ‘리얼리티’ 기자의 원조격이다. 재작년 리포팅을기다리며 어깨 위에 수북이 쌓인 하얀 눈 때문에 큰 화제를 불러모은 박대기 기자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 MBC 성장경 기자는 갑옷을 입고 수염을 붙인 채 영화 '평양성' 의 엑스트라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직접 체험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자극에 좀 더 민감하고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대중의 성향 때문에 이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리포팅들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자들의 현실감 넘치는 리포팅에 “뉴스를 전하기 위한 살신성인 정신이 대단하다”며 박수를 보내는 시청자들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선 “일부러 연출한 ‘쇼’ 아니냐. 뉴스도 예능화 되는군”이라며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위부터 조의명-강진원-유충환-박대기 기자. 사진=MBC, YTN, KBS 방송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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