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 "청와대, 대화 진정성 없다"
[기사 보강 : 13일 오후 3시 40분]
ⓒ 남소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3일 영수회담 없이 국회에 등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이후 파행을 겪어온 국회가 두 달여 만에 정상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논의 중이던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거부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외면하는 국회에 과연 등원해야 하는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우리라도 민주주의를 따르겠다"며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이 정권이 아무리 민주주의와 국회를 우롱해도 민생을 위해 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를 열긴 하지만 이게 이 정권의 독재행위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다"라며 "민주당 이원들은 목숨을 걸고 민생을 지킬 것이고 저는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의제에 대해 "민생법안 외에 다른 논의는 제외할 것"이라며 구제역 대책 및 책임자 문책, 서민 복지예산 문제, 지난해 12월 예산안과 함께 강행처리된 친수법과 서울대법인화법, 한미FTA 문제 등을 제시했다.
MB에게 직격탄 날린 손학규 "민주주의 다시 공부하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구제역 창궐과 전셋값 폭등 등을 거론하며 "민생을 이렇게 만들려고 그렇게 날치기를 했느냐"며 "대통령이면 대통령답게 민생파탄을 인정하고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불법 사찰로 인권을 유린하고 야당과 토론 없이 예산은 물론 상정도 하지 않은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재벌만 사면하고 검찰을 정권의 몸종처럼 부리며 법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를 다시 공부하라"며 "대통령 개인의 독단으로 국회를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농당하지 말라, 그야말로 국기를 물란하게하는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영수회담에 대한 거부의사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불법사찰을 자행하고 예산을 날치기 처리하는 등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명박 정권이지만 기꺼히 마주앉아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뭐가 그리 두려운지 이명박 대통령은 대화조차 꺼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날치기 국회에 대한 유감 표명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느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접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에서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 전하고 싶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며 향후 청와대에서 영수회담 제의가 오더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손 대표의 영수회담 거부에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는 유감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청와대 회동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아쉽게 되긴 했지만 기회는 또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또 "등원 결정이 늦은 감이 있지만 국회가 정상화되는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손 대표가 영수회담과 관련한 청와대의 대화 노력을 폄훼하고 일방적으로 비난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방적으로 영수회담을 무산시키고 대통령에게 극한 언어들 써가며 공격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행태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 다음 주 중 2월 국회 열릴 듯
민주당의 등원 결정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곧바로 원내대표 회동을 하는 등 2월 국회 일정과 쟁점 협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동에서 양당은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의를 통해 향후 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늦었지만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국회에 등원하기로 해 다행스럽다"며 "야당과 협의를 통해 요구 조건을 가능한 수용, 국회를 빨리 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원 시기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제 등원하겠다는 것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우리의 요구조건이 완전히 합의되면 국회를 정상화하고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쉽게 국회가 정상화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개원 시기는 애초 합의한 14일보다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먼저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다음 주 중 등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승훈 (youngleft)
문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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