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PD수첩'이 구제역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전국 가축 매몰지의 실태를 보고한다.
3월 1일 방송되는 'PD수첩'은 전국의 가축 매몰지 현황을 파악하고 그 현장의 오염 실태를 취재해 방송한다.
2월 26일 기준 전국 구제역 가축 매몰지 수가 4401개소, 매몰된 소와 돼지만 342만 6796두에 달해 전체 소, 돼지 사육두수 중 약 25%가 매몰됐다. 여기에 예상되는 침출수만 63447톤으로 국제 규격 수영장 약 33개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PD수첩'에 따르면 침출수 유출 문제는 각지의 매몰지 인근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한 매몰지의 경우 보강공사로 흙을 파내자 침출수 덩어리가 보이기도 했으며 경북 영주의 매몰지에선 돼지사체를 다른 곳으로 이장한 후에도 핏물에 오염된 지하수가 계속해서 유출되고 있었다.
현장에 동행한 전문가는 "주변 토양에 스며들었던 침출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지금은 땅이 언 상태라 이 정도지만 여름이 되면 살기가 힘들 것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PD수첩'은 경기도 전체 구제역 매몰 현장을 기록한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다. 2천 페이지 분량의 문건은 매몰지 정보와 당시 현장 사진들이 첨부돼 있었고 허술한 매몰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문건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현장을 찾아가 본 'PD수첩' 제작진은 그곳에서 만난 주민들과 관계자들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해 들었다. 'PD수첩' 취재 결과 매몰 방법 외에도 매몰에 사용되는 자재에도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졌고, 비닐이 매몰 가축에 의해 찢어진 경우를 목격한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을 가장 불안해 하고 있었으며 매몰지 인근 농민은 "마을 사람들 모두 지하수를 먹는데, 먹기가 거북하다"며 걱정했다.
또 한 공무원은 "매몰 매뉴얼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매몰 지침대로 할 경우 침출수 문제를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농림부의 매몰 방법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매몰 지침에는 농림부의 '구제역 긴급행동지침'과 환경부의 '가축매몰지환경관리지침이 있는데 구제역 초기에는 농림부의 매몰 지침에 따라 매몰 작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환경부에서는 매몰 장소를 하천에서 30m이상 떨어진 곳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농림부에서는 하천과의 구체적인 거리 제한을 두지 않아 하천에서 2m 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서도 매몰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사전 교육이나 전문적인 매몰 감독관이 없어 현장에서 혼란이 있던 점도 밝혀졌다. 매몰에 참여한 한 현장 작업 인부는 "초기에는 감독공무원 조차 매몰 지침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실태를 보고하는 'PD수첩'은 3월 1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PD수첩'이 보고한 구제역 가출 매몰지 현황.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