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 두산의 경기. 롯데의 라인업엔 여전히 전준우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하나 다른 게 있었다. 바로 포지션이 3루수에서 중견수로 바뀐 것이다.
지난 해 중견수로 주로 나섰던 전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스프링캠프에서 3루 훈련에 매진하며 3루 정착에 안간힘을 썼다.
지난 주 롯데가 21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고전할 때 포지션 변경이 팀 타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말에 양승호 감독은 "3개월간 훈련했는데 포지션을 또 바꾸면 혼란만 커질 것이다"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12일 사직 두산전에서 중견수에 전준우를, 3루수에 황재균을 투입시켜 그 의중을 궁금케 했다.
양승호 감독은 일시적인 기용으로 일축했다. 좌완투수 이현승이 선발로 나오는 것에 대비해 오른손 타자들을 더 기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그간 중견수로 나섰던 이승화와 이인구는 모두 좌타자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중견수 전준우'의 활약은 과연 일시적 기용으로 그칠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인상 깊었다.
우선 타석에서는 5타수 2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는가 하면 9회말 2사 2루서 우전 안타로 찬스를 이끌었다. 이는 문규현의 극적인 동점타로 이어졌다.
가장 빛났던 장면은 4-4로 팽팽하던 10회초 1사 2루 위기서 오재원의 중전 안타 때 깨끗한 송구로 홈으로 쇄도하던 2루주자 고영민을 잡아낸 것이다. 이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곧바로 패배와 연결될 수 있었기에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3루수로 완전히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전준우가 중견수 자리로 기용된 것이 다소 갑작스러울 수 있으나 훌륭히 그 자리를 지켜낸 것은 어쩌면 양승호 감독의 고민을 더 깊어지게 할지도 모르겠다.
[사진 = 롯데 전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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