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박현준(LG)은 웃고, 이재곤(롯데)은 울고 있다.
박현준과 이재곤은 프로야구에서 점점 희소해지는 잠수함 선발투수의 명맥을 잇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LG와 롯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잠수함 선발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지만 스타일은 '극과 극'이다. 박현준이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이 주무기인 반면 이재곤은 잠수함 투수의 장점을 살린 싱커볼러다.
정반대 스타일처럼 시즌 초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박현준은 2차례 선발 등판에서 13이닝동안 단 1점만을 내주며 2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 0.69. 데뷔 후 그의 발목을 잡았던 제구력도 볼넷을 3개 밖에 안 줄 정도로 안정을 찾았다.
박현준의 활약이 없었다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지난 시즌 중반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뒤 선발투수로 꾸준히 뛰었던 그가 올시즌에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맹활약했던 이재곤은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재곤은 시즌 중반부터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8승을 챙겼으며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재곤은 김수완과 함께 롯데 마운드에 활력소를 제공했다.
그러나 올시즌 초반에는 지난해 모습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3일 한화전 4⅓이닝 2실점, 9일 넥센전 2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13일 두산전에서 시즌 첫 승을 노렸다. 하지만 3⅔이닝동안 6피안타 3실점하며 또 다시 고개를 떨궜다. 3차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7.20.
13일 경기에서 그는 싱커볼러답게 연이어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이날 이재곤은 18타자를 상대해 초구 스트라이크는 단 2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2타자에게는 볼을 던졌으며 나머지 4번은 두산 타자들이 파울을 기록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진행되다보니 두산 타자들에게 배팅 찬스를 내줬다.
하지만 박현준과 이재곤 모두 이제 2~3차례 밖에 등판하지 않은 상황.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젊은 선수들인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박현준이 시즌 초반 분위기를 이어나가며 스타로 발돋움할지, 이재곤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반전 드라마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시즌 프로야구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사진=롯데 이재곤(위)과 LG 박현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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