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1⅔이닝 6피안타 12탈삼진 평균자책점 2.32.
최근 2경기에서 SK의 선발투수가 거둔 성적이다.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이라면 '잘 던졌다' 정도로만 생각될 수 있는 내용. 하지만 그 주인공이 올시즌 선발 등판이 각각 한 번 뿐이었던 선수들이라면 말은 달라진다. 여기에 최근 팀 분위기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7연패에 빠져있던 SK가 이영욱, 엄정욱의 연이은 깜짝 호투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SK는 8일 경기에서 이영욱의 6이닝 2실점 호투로 연패를 끊은 데 이어 9일에는 엄정욱의 5⅔이닝 1실점 투구로 연승에 성공했다.
최근 SK의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연패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특히 선발진은 송은범까지 불펜으로 감에 따라 구멍이 난 상황.
그런 가운데 SK는 8일 선발투수로 이영욱을 예고했다. 그동안 '롯데 킬러'로 명성을 쌓아온 그이지만 군 제대 후 복귀 첫 시즌인 올시즌에는 롯데전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 4월 23일 경기에서는 끝내기 안타를 맞았으며 5월 17일에는 선발로 나섰지만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더욱이 롯데는 주중 잠실 두산전에서 2경기를 모두 승리한 상황.
이 때부터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이영욱은 8일 경기에서 4회까지 롯데 타선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5회 강민호에게 솔로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팀이 6회 대거 7득점하며 그에게 승리투수를 안겼다. 투구성적 역시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에 걸맞았다.
바통은 엄정욱이 이어 받았다. 지난해 4승을 거두며 어느 정도 재기에 성공했던 엄정욱이지만 올시즌에는 1군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못했다. 4월 15일 넥센전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근에는 2군에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 2주동안 휴식을 취한 엄정욱은 그동안의 아쉬움을 모두 떨쳐내는 호투를 펼쳤다. 9일 경기에서 6회 2아웃까지 150km에 이르는 직구와 커브, 포크볼을 적절히 섞으며 삼진 7개를 솎아냈다. 1-0으로 앞서던 6회 2사 3루에서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날 팀의 연승에 엄정욱의 호투는 결정적이었다.
SK에게는 이들이 그야말로 난세의 영웅이다. SK 또한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 이영욱-엄정욱의 8, 9일 등판 전까지 시즌 성적 & 이후 등판 결과
이영욱-6경기(1선발) 1패 평균자책점 7.56 WHIP 2.04 &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
엄정욱-1경기(1선발) 승패없음 평균자책점 0.00 WHIP 3.75 & 5⅔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1실점
[깜짝 호투를 펼친 이영욱(왼쪽)과 엄정욱. 사진 = 마이데일리DB,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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