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감독 지휘봉 잡기 전 2군 감독직 수행', '팀이 가장 어수선할 때 맡은 감독 자리'
LG 트윈스의 수장 박종훈 감독과 SK 와이번스의 새 사령탑 이만수 감독대행의 행보가 묘하게 닮아 있다.
18일 SK 구단의 김성근 감독 경질로 SK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이만수 감독대행은 원래 SK 2군 감독이었다. 2010년 당시 SK 수석코치로 있던 이만수 감독대행은 그해 6월 18일부터 8월 16일까지 2달간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2군 감독을 역임한 바 있으며, 올 시즌초반에 이 감독대행은 다시 2군 감독으로 내려간 바 있다. 18일 팀의 감독대행으로 오기까지 그는 SK 2군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감독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2군 감독에서 한 팀의 수장이 된 것은 박종훈 감독도 마찬가지다. 박종훈 감독은 LG-현대-SK를 거쳐 2007년부터 두산 2군 감독을 맡았다. 당시 박 감독은 두산의 선수층을 성공적으로 육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두산 2군을 이끌면서 김현수와 같은 선수를 키워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2군 감독직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만수 감독대행이 맡았던 SK 2군의 성적은 퓨처스 북부리그에서 하위권에 위치한 반면에 박종훈 감독이 맡았던 두산의 경우 북부리그 강자로 불릴 만큼 성적이 좋았다.
두 사령탑은 2군 감독이었던 과거 말고도 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지휘봉을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종훈 감독이 LG와 계약을 했던 2009년 당시 팀은 지난 2003년 6위를 시작으로 2009년까지 ‘6668587’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선수 선후배간에 위화감까지 조성되면서 경기 도중 선후배 배터리가 말싸움을 벌이는 최악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의 초반 감독직 수행도 수월하진 않았다. 감독직 수행 첫해 팀은 133경기에서 57승 5무 71패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올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면서 LG를 1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후반기 LG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팀 부진에 성난 팬들은 18일 잠실 두산 경기 후 감독의 면담을 요구하며 난동을 피웠다. 이에 박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며, 남은 경기의 필승을 다짐하는 웃지 못 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박 감독과 마찬가지로 팀이 가장 어려울때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SK 구단과 김성근 감독의 의견차이로 난해해진 입장과 팀의 부진, 거기에 이번 사태로 성난 팬들까지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더구나 감독대행 직 수행 첫 경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요즘 야구판에는 ‘난세영웅’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난세영웅이란 난세에 태어난 영웅을 가리키면서도, 난세가 영웅을 낳는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팀을 난세 속에서 구해낼 자격이 충분한 두 감독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왼쪽부터 LG 박종훈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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