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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일본 내 잇따른 반한류 시위에 우리가 겁 먹거나 감정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최근 MBC '시사매거진2580'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본 도쿄 후지TV 앞에는 1500여명의 시위대가 한국 드라마와 가수는 보기 싫다며 한류 추방을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방송국이 '한류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또한 14일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서 반한류 시위대는 한국 아이돌 그룹 초신성의 대형 현수막이 걸린 주위에서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노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표면상 일본 방송국의 한류 관련 방송 편성에 반감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한국 가요나 한국 드라마를 넘어 반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결국 단순히 한류 반대가 목적이 아니라 이들의 배경이 일본 극우 세력이며 반한 감정을 이용해 군국주의를 부추겨 일본 국민을 자극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반한류 시위에 대한 우리의 감정적인 대응은 반일 감정을 키우는 꼴이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반한류 시위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한류는 사라진 채 오직 반한 대 반일의 감정 대립으로 이어져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한류 시위대가 아무리 한류 반대를 부르짖어도 문화는 시위로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이들의 반대와 우려 속에 일본 대중 문화 개방이 진행됐지만, 일본 문화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미미했다. 특히 일본 음악이 한국보다 더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각 장르에서도 수준 있는 음악을 자랑하지만 한국 대중 가요 소비자층의 마음을 뒤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즉 문화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연스레 대중이 외면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 대중 가요에 열광하고 있다. 예전까지만 해도 일본음악 흉내내기란 비아냥도 있던 한국 대중 가요였지만 어느덧 일본인들이 소녀시대 춤을 따라 추고 있다. 그만큼 우리 가요가 일본인들의 기대를 넘어섰고, 한국 문화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반한류 시위로는 한국 문화의 경쟁력을 깎아 내릴 수는 없다.
반한류 시위에 우리가 분노할 필요는 없다. 이들이 시위대를 이끌고 거리로 나와야겠다고 느꼈을 만큼 일본 내 한류 열풍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뜨거운 것이다. 대신 반한류 시위를 걱정할 시간에 더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개발해 한류 열풍을 지속시킬 방안을 연구하는 게 우리에게 더 이득이다.
[소녀시대(첫번째 위)와 카라-MBC '시사매거진2580'이 보도한 일본 반한류 시위대. 사진 = 마이데일리DB-MBC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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