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박민 통신원]시즌 막판에서야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이승엽의 방망이에 일본 언론도 호평을 내놓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7일 “카모시다? 유니폼 빼먹은 이승엽의 승리타”란 타이틀로 기사를 보도했다. 전날 펼쳐진 오릭스와 지바 롯데의 경기에 이승엽은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오릭스의 기세를 반영하듯 1회부터 2사 만루의 찬스가 이승엽 타석에 주어졌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등번호는 39번 카모시다 타카시. 더구나 카모시다는 우완 투수로 타격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잠시 어리둥절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경기는 속개됐다. 이승엽이 경기 전 유니폼을 잊고 가져오지 않아 즉석에서 팀 동료 카모시다의 옷을 건네받은 것.
안타 하나로 기선제압이 가능한 2사 만루의 찬스에 들어선 이승엽은 선제 2타점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총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안타 하나로 2타점을 기록해 팀의 4-2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이승엽은 “유니폼을 잊어먹은 것은 처음이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찬스가 주어졌기에 집중해 타석에 들어섰다”라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앞으로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가겠다. 내일은 유니폼을 빼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서도 여전히 유니폼은 카모시다의 39번이었다.
이날 오릭스는 안타 4개로 4점을 뽑는 효율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투수진 역시 5명의 계투로 지바 롯데의 추격을 따돌리며 다시금 승률 5할에 복귀했다.
리그 3위를 지켜낸 오카다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보니 1회의 3점이 컸다. 카모시다와 이승엽은 같은 체형인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큰 웃음을 보였다. 동지는 “CS진출에 있어 격렬한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치 있는 1승이었다”며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를 잡아낸 오릭스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승엽에 옷을 내준 카모시다는 “옷을 빌려 입은 이승엽이 2타점을 터트려 오히려 내가 마음이 편했다”며 색다른 경험이었음을 전했다.
[이승엽. 사진 = SBS CN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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