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역시 전준우는 가을이 되자 더 강해졌다.
전준우는 17일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롯데 송승준과 SK 고든의 호투로 투수전이 이어져 팽팽한 0-0의 균형을 깨뜨리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균형을 깬 것은 롯데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6회 손아섭의 내야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고든을 상대로 3구째 141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전준우의 홈런으로 롯데 타선은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했고 이날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며 플레이오프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던 날 전준우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떠올렸다. 당시 전준우는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5-5 동점으로 팽팽하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로 팀의 역전승을 이끈 바 있다. 전준우는 그날 경기의 MVP에 등극했고 준플레이오프를 계기로 이름을 알리며 올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가 됐다.
'만약 롯데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면 준플레이오프의 MVP가 됐을 것'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전준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때문에 플레이오프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무대가 된 것이다.
경기 후 전준우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단기전에서 활발한 타격감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 게임이 페넌트레이스가 아니니까 준비를 많이 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라서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 가을되면 집중력이 높아져 어느 볼이든 잘 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전준우는 홈런을 친 순간을 떠올리며 "어제부터 SK 배터리가 나한테 몸 쪽 승부를 많이 했다. 변화구보다 직구로 승부를 많이 해서 노림수를 변화구 쪽에 잡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고든이 직구로 승부를 했다. 그래서 몸 쪽 오면 자신있게 스윙해야겠다 생각가졌는데 그 볼이 몸 쪽이 아니고 가운데로 몰려서 멀리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톱타자 김주찬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팀의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도맡아 했던 전준우는 플레이오프서 3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 이유로 양승호 감독은 "올시즌 내내 1번에 있다보니 홈런도 적고 출루하는 데만 집중해서 시즌 말에 타격감도 떨어진 것 같아 한화와의 3연전에서 3번 타자로 넣었더니 타격감이 살아나더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고 전준우 본인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전준우는 "3번 타자가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부담감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뒤에 (이)대호형과 홍성흔 형 등 강한 타자가 있기 때문에 내가 못 쳐도 두 타자가 훌륭히 살아나가기 때문에 연결고리만 된다면 쳐서 나가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윙 자체에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전준우는 "1번 타자로서 칠 때는 살아나가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3번은 1번과 다르게 멀리 친다고 생각을 했다. 땅볼보다는 공을 띄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롯데 전준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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