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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이효리의 서울시장 선거 투표독려에 대한 트위터 글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그 반향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지만 연예인에 대한 뿌리 깊은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주는 한 단면이어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효리는 24일 오후 6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젊은이들이여 세상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으셨습니까? 있으셨다면 투표해주세요"라며 "이제 세상은 달라져야 합니다. 더 이상 부정과 부패, 기만과 위선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대의 한 표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촛불이 됩니다. 청춘만사성, 투표만복래”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소설가 이외수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타인의 트위터 글을 자신의 공간으로 가져오는 것)했습니다.
이후 이효리의 리트윗에 대한 비난과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연예인 주제에 감히 정치적인 문제를 언급해”“무식한 연예인이 투표문제에 왜 나서”라는 인신공격성 비난부터 “개념에 찬 행동”“이효리는 용감한 소셜테이너”등 찬사까지 양극단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비난과 찬사가 이어지고 논란이 폭발하자 이효리는 “제가 올린 글은 제가 쓴 것이 아니라. 이외수 선생님 글을 리트윗 한 것입니다. 아직도 리트윗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제 불찰입니다. 제가 글을 저리 잘 쓴다면 참 좋겠지요”라며 “아니 근데 서울시민으로서 서울시장 뽑는 투표에 다같이 참여하자는 뜻을 밝힌 것 뿐인데 용기 있단 사람은 뭐고, 또 욕하는 사람은 왜 인거죠? 그런 말 하면 안되는건가요?”라고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정파적인 입장과 개인의 정치적인 태도에 따라 드러낸 반응이지만 이효리의 투표 독려의 리트윗 글에 대한 비난 혹은 찬사 등 양극단의 반응은 모두 연예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얼마나 깊은지를 어느 정도 드러낸 것입니다.
대중문화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대중문화의 핵심인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예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인식의 뿌리는 깊습니다. 광대를 천시하는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의 분위기와 인식은 대중문화의 시대가 열린 뒤 연예인에게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대중문화 초창기 연예계에 진출했던 사람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바로 기생들이었고 기생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연예인들에게 그대로 옮겨졌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한국의 문화적 엘리트주의자들은 대중문화를 저급하고 천박한 문화 그리고 전통문화를 말살하는 주범으로 매도했습니다. 그리고 대중문화를 대중의 취향을 타락시키는 문화로 보고 경멸하는 시선을 보냈습니다. 그 문제 있는 시선은 고스란히 대중문화의 주체인 연예인들에게 연장됐지요. “딴따라 주제에…”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대중매체의 연예인에 대한 추문이나 불법적 행동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 역시 연예인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사이 연예인은 무식한 집단, 개념이 없는 사람들로 매도가 되고, 정치적 사회적 발언을 하면 이상한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에 신념과 소신에 찬 그리고 국민의 한사람으로, 시민의 한사람으로 당연히 하는 사회적,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한 연예인에 대한 유무형의 제재까지 가해지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연예인에 대한 이같은 부당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돼야할까요. 이효리가 투표를 독려하는 소설가 이외수의 글을 리트윗하고“서울시민으로서 서울시장 뽑는 투표에 다같이 참여하자는 뜻을 밝힌 것 뿐인데 용기 있단 사람은 뭐고, 또 욕하는 사람은 왜 인거죠? 그런 말 하면 안되는건가요?”라고 말한 것이 정말 문제인가요. 정녕 이효리는 서울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투표를 하자는 가장 상식적인 말조차 해서는 안될 아니 하지 못하는 무식한 사람이기를 바라는 건가요?
[이효리의 투표독려 리트윗글에 대한 찬사와 비난이 쏟아졌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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