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결국 도전을 택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권한을 얻은 이대호는 원 소속팀 우선협상 마지막날인 19일 밤 롯데와 만난 자리에서 구단의 제안을 거절하며 해외 진출 의사를 강력히 드러냈다. 이대호는 "구단과 팬들이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번 FA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구단의 정성을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롯데가 제안한 금액은 제 아무리 이대호라 하더라도 파격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4년간 총액 100억원(보장 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20억원)을 제시한 것. 이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 금액인 심정수(4년간 최대 60억)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사실 FA 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이대호의 향후 거취는 롯데 잔류보다는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일찌감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가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왔고 해외 진출은 모든 선수에게 로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 언론을 통해 오릭스는 이대호에게 2년간 5억엔(약 73억원)이란 거액을 안겨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이대호에게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80억원선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애당초 오릭스와의 머니 게임 자체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롯데가 최대 100억원을 제시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1년당 평균 금액은 여전히 뒤지지만 총액에서는 오릭스를 뛰어 넘었다.
그럼에도 이대호의 선택은 여전히 해외진출이었다. 원 소속팀 롯데가 자존심을 충분히 세워준 상황에서 이대호는 나이를 감안할 때 충분히 100억원 또는 이에 가까운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반면 해외진출은 큰 도전이다. 1년 평균금액은 더 많을 수 있지만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감수해야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진다.
만약 롯데가 제시한 금액이 60억원에서 70억원 안팎이었다면 이대호가 롯데 대신 일본을 택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말이 나왔을 것이다. 자존심을 세우지 못해서라든지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19일 밤을 지나며 그 이유는 확실해졌다. 롯데가 제시한 '100억원'은 이대호가 현실 안주 대신 도전을 택했음을 확실하게 알려줬다.
[사진=해외진출을 선언한 FA 이대호]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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