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아시아 최다 124승의 주인공인 박찬호(37)가 미국에 건너가 겪었던 '김치·치즈사건'에 대해 털어놨다
1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 첫 회 게스트로 출연한 박찬호는 대학교 2학년 중퇴 후 미국 그라운드를 밟은 뒤 자신을 성장시켜 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 리그 진출 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17일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던 좌절의 순간을 떠올렸다. 박찬호는 "마이너리그에 가서 야구를 하는 환경이 많이 달라 힘들었다. 더구나 인종차별은 더했다"며 "날 볼때마다 '너 또 마늘 먹었니?'라고 말하며 인상을 찌푸리거나 손을 젓는 등 대놓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결정적으로 30세 정도 되는 선수가 나에게 '너한테 또 냄새 난다'며 껌종이를 던지고 가서 화가 났다. 그래서 싸움으로 번지게 됐다. 나중엔 내가 영어를 못하니까 잘못을 다 뒤집어 썼다"며 "그래서 더 이상 이슈를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한국음식을 끊고 치즈만 먹었다. 그때는 '치즈냄새 얼마나 독한지 느껴봐라'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복수를 결심했던 그는 결과적으로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래서 느꼈다. '아! 이사람들은 나쁜것을 나쁘다고 표현한 것이구나. 내적으로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밤마다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노력을 하고 보니 슬럼프도 사라지더라"고 자신이 성숙해졌던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박찬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시작으로 16년간 미국에 머물며 통산 12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1년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로 이적해 화려한 재기를 꿈꿨지만, 1승 5패 방어율 4.29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내년 시즌 국내 복귀를 준비 중이다.
[최현정-박찬호-주병진(왼쪽부터). 사진 =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 영상 캡쳐]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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