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더 받느냐, 못 받느냐, 깎이느냐' 이것이 문제다.
6일 메이저리그 다승왕 출신인 브래드 페니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택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 시즌에도 메이저리그(디트로이트)에서 11승을 거둔 투수가 일본행을 택한 것도 화제였지만 더욱 흥미를 끈 것은 계약조건이었다.
당초에는 일본 언론을 통해서는 연봉 2억 3천만엔(약 34억원)에 플러스 옵션 정도로만 알려졌지만 미국 스포츠매체 폭스 스포츠가 연봉 400만 달러에 플러스 옵션 350만 달러 등 총액 750만 달러(약 84억원)라고 밝혔다.
보장된 금액과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차이가 2배 가량 나는 것이다. 이 계약으로 페니와 소프트뱅크는 윈윈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페니는 최대 7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발표되며 메이저리그 119승 투수의 자존심을 살렸으며 소프트뱅크는 거물급 투수 영입과 동시에 최대한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페니가 전통적으로 잔부상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이제 옵션 계약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그 중에서 옵션이 가장 눈길을 끌 때는 FA 선수들의 계약 때다.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액수도 중요하지만 보장 금액과 옵션 금액의 차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페니와 비슷한 계약을 맺은 것은 LG 박용택이다. 그는 2010시즌 종료 후 원소속팀 LG와 최대 34억원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최대 액수만 봐서는 대박 계약. 하지만 보장된 금액은 15억 5천만원에 불과했다. 18억 5천만원이 옵션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어떠한 조건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돈을 내놓는 마이너스 옵션도 있다. 2000년 중반 삼성과의 계약을 통해 'FA 대박'을 일궈낸 심정수와 박진만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난 시즌 종료 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의 경우 대부분이 보장금액이다. 2년간 총액 7억 6천만엔(약 100억원) 중 보장액이 7억엔(계약금 2억엔, 연봉 2억 5천만엔)에 이른다.
선수들의 경우 당연히 옵션보다 보장액수가 큰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FA 계약 때 선수들은 최대한 보장액수를 늘리려고 한다. 반면 구단들의 경우 최대한 안전 장치를 두려고 한다. 거액의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선수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옵션의 남발은 선수들을 심적압박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조금의 돈을 아끼려다가 팀을 이끌어가야 할 선수의 부진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또한 옵션을 채우기 위해 선수들이 무리를 하며 부상 악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빈대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팀 성적과 연관된 옵션도 있지만 선수들이 개인 성적만을 위해 신경 쓸 위험성도 생긴다. 감독들도 대어급이나 외국인 선수 옵션을 위해 배려할 경우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것에 빛과 그늘이 있듯 옵션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성패는 옵션 충족의 기준 등 구단과 선수가 이를 얼마나 지혜롭게 활용하는지에 달려있다.
[사진=보장 금액보다 옵션액수가 더 큰 계약을 맺은 LG 박용택]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