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최근 이경규, 유세윤을 비롯한 코미디언들이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이야기했다. 그들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과거고백은 적잖은 놀라움을 안겼다.
웃음을 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정작 우울하다고 눈물짓는 모습이 낯설지만, 시청자들은 그들의 아픔에 공감했고 위로의 시선을 보냈다.
특히 평소 낙천적이고 유쾌한 웃음을 줬던 개그우먼 김지선은 최근 "운전 중 P턴하는 도로에서, 그대로 직진해버리고 싶었던 적도 있다"는 말로 자살 충동까지 느꼈던 시기를 고백했다. 이어 "2, 3년 전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았다.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못했고, 최근 남편에게 털어놓았다"고 말한 뒤 눈시울을 붉히며 속내를 털어놨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유세윤도 "요즘 들어 가장 힘들었던 건 혼자만의 우울증 같다"며 "연예인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늘 유쾌한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의 밝은 모습만 봐왔기에 그들이 고민하고 우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다소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 코미디언들은 자신의 아픔을 공개적으로 털어놓고 있고, 방송을 또 하나의 치유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는 "코미디언들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도 대중에게 스스럼없이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가야한다. 신비주의란 명분 아래 도도하게 거리감을 둘 수 있는 배우들과 달리 조금만 살갑게 반응하지 않아도 '방송 모습하고 다르다'는 비난의 화살이 일기 때문에 이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알렸다.
언제나 즐거워보이는 그들이 마음의 병에 힘들어다는 고백은 이를 접한 대중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며 관대한 시선을 보낸다. 자신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밝힌 코미디언들은 함께 경청하고 따뜻한 관심을 전하는 팬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우울증은 연예인들만 겪는 특별한 스타병이 아니다. 수많은 일반인도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신을 비관하는 상황을 맞곤 한다. 이에 연예인들의 용기있는 '마음의 병' 고백은 일반인들에게도 새삼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 위안을 준다. 또 연예인들이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를 밝히며 치료받은 사실을 떳떳하게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에 일조했다.
이처럼 코미디언들은 방송에서 단순히 가벼운 토크나 농담에 끝나지 않고, 그동안 언급한 적 없는 과거사를 허심탄회하게 고백함으로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받는다. 이로써 대중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돌아볼 기회를 던지며 함께 용기를 얻는다.
슬픔을 숨긴 채 웃음을 줘야 하는 코미디언, 그들이 전하는 유쾌한 웃음 덕분에 대중들은 값진 활력을 얻는 것이다.
[김지선-유세윤-이경규(위부터). 사진 = MBN 제공, MBC 방송 캡처, SBS 방송 캡처]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