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풀카운트 승부, 투수가 불리하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풀카운트, 아무래도 투수가 불리하다.”

KIA 선동열 감독이 풀카운트 승부가 타자보다 투수들에게 불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 감독은 12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권혁이 볼넷을 줄 것 같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11일 경기 9회말을 복기해보자. 0-0이던 1사 2,3루 위기를 맞은 안지만이 나지완을 고의사구로 걸렀다. 타석에는 김원섭. 삼성은 투수를 좌완 권혁으로 바꿨다. KIA는 왼손 타자 김원섭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볼카운트 2-2에서 김원섭이 커트를 한뒤 6구째에 볼을 골랐다. 3-2 풀카운트가 된 것이다. 동점인 가운데 9회말 원아웃 만루 풀카운트. 선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권혁이 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연이어 넣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풀카운트 상황, 특히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는 투수가 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권혁이 제구력이 아주 좋은 투수는 아니다. 2-2에서 볼을 던졌을 때 어느 정도 밀어내기를 기대했다”라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권혁은 풀카운트에서 볼을 던졌고, 결국 김원섭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부가 갈렸다.

선 감독은 “물론 권혁이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아무도 치지 못한다”라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선 감독이 결국 권혁이 등판했을 때 굳이 대타를 쓰지 않았던 것도 그만큼 삼성 투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그런 상황에서 투수는 그날 자신이 잘 던졌던 공, 자신이 있는 구종을 선택해서 자신있게 던져야 한다. 낮게만 던진다면, 타자도 부담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투수에게도 승산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보는 9회말 만루 풀카운트 상황. 선 감독은 대투수 출신답게 자신의 지론이 명확했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투수의 대처 방법에 대해 설명한 선동열 감독. 사진= 광주 한혁승 기자 hanp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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