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드디어 삼성 타선이 터졌다. 그러자 첫 승이 따라왔다.
12일 광주구장. 경기 전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은 “타선이 안 터진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어봐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좀 변화를 줬다. 채태인이 빠지고 김헌곤이 선발로 들어간다”라고 짧게 언급했다. 삼성은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답답한 타선의 응집력으로 충격의 개막 3연패를 맛봤다. 그러나 12일 경기서 드디어 타선이 폭발했다. 12안타 6볼넷 10득점이라는 응집력을 과시하며 구단 태동 후 첫 개막 4연패 수모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KIA에 10-2로 완승하고 뒤늦은 첫 승을 따냈다.
삼성은 이날 부진하던 왼손타자 채태인을 뺀 대신 7번 타순에 우익수로 오른손 타자 김헌곤을 선발 출장시켰다. 김헌곤은 영남대를 졸업하고 2011년 삼성에 입단한 우타 외야수. 류 감독은 김헌곤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박한이의 자리인 우익수로 집어 넣었다. 타순도 2번이 아니라 7번이었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대신 이승엽이 2003년 10월 2일 대구 롯데전 이후 3115일만에 1루수 미트를 꼈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최형우가 들어갔고, 강봉규가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선발 KIA 좌완 박경태에 대비해 우타자 위주의 선발 라인업을 짰다. 류 감독의 묘수는 경기 초반부터 통했다. 1회말 불의의 선취점을 내줬으나 2회 들어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헌곤이 박경태의 3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익수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간단하게 역전을 해냈다. 이어 김상수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까지 올렸다.
불 붙은 삼성 타선의 위력은 3회에도 계속됐다. 1사 1,2루 찬스에서 박석민이 바뀐 투수 조태수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계속된 1사 2,3루 찬스에서 강봉규가 희생플라이를 기록했고, 김헌곤 타석 때 조태수가 와일드피치를 범하는 사이 2루에 있던 박석민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삼성은 탈보트의 호투 속에 5회에도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강봉규가 연속 4안타를 쳐내며 3점을 쐐기점으로 뽑았다. 6회말이 끝나자 이미 스코어는 9-2였다. 승부가 일찌감치 기운 순간이다.
삼성은 이날 우타자들이 제 몫을 해줬다. 5번 박석민이 2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6번 강봉규가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헌곤도 결승타를 비롯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김상수도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승엽과 최형우 LC포도 각각 1안타를 추가했다.
오랜만에 투타조화가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삼성은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미치 탈보트가 선발 출격해 6이닝 2실점으로 깔끔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그러는 사이에 타선이 12안타를 폭발하며 기분 좋게 승리를 따냈다. 3연패 도중에도 마운드는 비교적 안정됐었기 때문에 사실 삼성의 3연패는 전력의 문제라기보다 시즌 개막과 함께 좋지 않은 흐름을 탄 탓이라고 봐야 했다. 그러다 이날 드디어 타선이 터지며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가세했다. 1승 3패. 아직 최하위지만, 삼성의 전력상 이대로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삼성이 타선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승수 쌓기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아무리 부진해도 삼성은 삼성이다.
[승리에 환호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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