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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솔직히 아직 인터뷰가 어색해요.”
한화 고졸 2년차 유창식은 3일 잠실 LG전서 5⅔이닝 1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용병 브라이언 배스의 부진에 이은 2군행, 양훈과 안승민의 더딘 성장세 등으로 한화 선발진은 현재 붕괴 직전이다. 그러나 이때 2년차 유창식이 한화 선발진에 가뭄의 단비를 뿌려줬다.
백미는 1회였다. 유창식은 삼진을 2개나 잡았지만, 박용택, 정성훈, 정의윤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김재율이 들어섰고, 3-2 풀카운트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만약 거기서 볼을 던져 밀어내기 볼넷을 내줄 경우 분위기는 급격하게 LG쪽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또한, 경기 결과를 떠나서 유창식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이미 몇 차례 선발 등판이 무산된 이후 힘들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날 부진할 경우 더욱 상실감이 클 수 있었다.
그러나 유창식은 3-2 풀카운트에서 낮게 슬라이더를 던져 김재율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냈다. 큰 자신감을 얻은 유창식은 이후 2회 첫 타자부터 5회 오지환에게 안타를 내줄 때까지 무려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6회에도 2사까지 잘 잡고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송신영에게 넘겼고, 송신영이 정성훈과 이병규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결국 1실점을 떠안은 채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승리 투수가 되는 데는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유창식은 여전히 기자들 앞에서 어색한 모습이었다. “아직 인터뷰가 어색해요”라는 유창식은 “제구력을 보완해야 해요. 그것만 되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작년에는 떨렸는데 올해는 떨리는 것도 없거든요”라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어 “직구와 슬라이더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요. 구속도 많이 올라왔고 초구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말했다.
유창식은 아직도 1군 경기에 나서는 것이 얼떨떨 하단다. “솔직히 경기에 나가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 무조건 이기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렇다고 지고 싶지도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찬호 선배님이 무조건 공격적으로 던지라고 하셔서 미트만 보고 던졌어요. LG전서 이겼으니까 앞으로 LG전서는 자신이 생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화로서는 유창식이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한다면 그보다 반가운 일이 없다. “아직 올 시즌 목표는 없어요. 그저 경기에 나설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에요. 선발로 나갈 것 같 은데 잘 해야죠”라고 말한 뒤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아직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요령이 부족하지만, 유창식의 솔직한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대화 감독도 “어제처럼 던지면 계속 선발로 써야지.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로써 유창식의 선발로테이션 고정 합류는 확정됐다.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유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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